나경원 "한미동맹·핵무장 같이 가야"-신인균 "킬체인, 북핵 위협 못 막는다"

입력 2024-07-01 16:04:35 수정 2024-07-01 20:35:14

국회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가능성…핵 폐기 아닌 ‘동결’이 될 수도
美 선의 의존하면 안보 못 지켜
우리 軍 북핵 억제력 무력화…美 전술핵 재배치 공동 운영
원자력협정 개정 대안도 필요
정성장 센터장 "트럼프 같이 다른 해법 추구할 때 핵무장 기회"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 등 한반도 안보 지형 변화와 북한 핵 위협 대응 차원에서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가 열려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나경원 의원, "한미 동맹 유지 선에서 자체 핵무장 필요" 강조

최근 핵무장 화두를 거듭 꺼내고 있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 나경원 후보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선에서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나 후보는 "대한민국 안보는 우리에게 생명"이라며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이 한 단계 격상하고 국제 정세가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단순히 미국의 선의에 의존해서는 안보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된다면 의제는 핵 폐기가 아니라 동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북한 핵 보유가 사실상 공식화된다면, 한국 역시 자체 핵무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핵무기 보유의 전제가 되는 3원칙으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미국의 동의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평화적 핵무장 ▷이를 행하기 위한 실천적 핵무장 등을 제시했다.

나 후보는 "대만과 중국이 갈등을 벌이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 미국과 한국의 안보 이익이 충돌될 수밖에 없다"며 "이때 미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북러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후 미국에서도 '한국이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 후보는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핵무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한미 동맹과 핵무장이 동시에 같이 가는 것이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인균, "킬체인 만으로 북핵 위협 완전히 막을 수 없어"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실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정성장 센터장 역시 "트럼프가 재선이 되면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는 아니라도 감축하고,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하고, 전략 자산 배치 시 청구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반면 북한 미사일은 고도화되고 있고, 북러 관계는 냉전시대 동맹을 회복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선하면 확장 억제가 약화될 수 있다. 상황이 달라지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며 핵무장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미국은 두 개 이상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미국은 북한을 한국이 직접 상대하도록 할 것이다. 미국이 언제까지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정 센터장은 미국이 이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통해 남북 간 핵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지원하는 역할로 물러서게 될 것이다. 미국이 과거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았으니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같은 비전통적인 지도자가 과거와 다른 해법을 추구한다면 우리도 새로운 전향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는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가 참석했다. 신인균 대표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대거 배치로 우리 군의 대응 수단인 '킬체인'으로도 핵 위협을 완전히 막을 수 없게 된 현실을 우선 거론했다.

우리 군의 북핵 확장 억제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게 신 대표 주장이다. 이에 그는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해 공동으로 운영하거나, 핵무기 개발을 위해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거나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국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 폐기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신 대표는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국가들은 미국과 동맹이자 신뢰 관계"라면서 "미국이 신뢰하지 않는 국가는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거기에 속해서는 안 된다. 한미 동맹의 굳건한 신뢰 관계 복원(핵무장)이 관건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