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원 與 최고위원 후보, "TK 지역주민 애환, 지도부에 전달 통로"

입력 2024-07-01 15:54:15 수정 2024-07-01 20:53:19

컷오프 번복 혼란 속 기회 잡은 김재원, "최고위, 대표 수하처럼 운영하면 안 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6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매일신문과 만나 인터뷰 하며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6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매일신문과 만나 인터뷰 하며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후 '컷오프 논란'을 겪었으나 다시 기회를 얻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무성 객원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 주민 애환이 들어있는 요구사항을 지도부에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 전당대회 선관위의 '컷오프 번복'으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는 유일한 영남권 출신 최고위원 후보로서 자신의 임무를 분명히 했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후보는 앞선 두 차례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에도 지도부에 입성하면 '최고위원 3선'이란 전무후무한 길을 걷는다. 최근 매일신문과 만난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묘지의 평화' 상태에 있다. 보수 정당에 몸 담으면서 당원, 지지자들이 이렇게 실망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이 날뛰는데 왜 방송, 토론에 나와 말 한번 못하냐. '너라도 나가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나가는 게 당을 위한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최고위원이 되면 "당 대표 수하처럼 운영되는 지도부 모습을 막겠다"고 했다. 그는 "비록 거대 야당에 비해 수적 열세라도 지도부는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개원 협상 과정만 봐도 무기력했다"며 "전략을 만들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부, 야권에 강하게 대적하는 지도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여의도연구원을 다시 활성화하고, 당의 전략을 담당할 전략기획본부도 만들겠다고 했다. 전략 수립과 집행이 중심이 되는 당 지도부가 되기 위한 발판이라는 이유에서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자신이 최고위원으로서 당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후보는 TK 출신으로서 지역민을 대변하는 임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의 뿌리는 좋든 싫든 TK에 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TK 출신이 역대 보수 진영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요즘 TK 정치인 중 대중정치, 전국 단위 선거에 나갈 만큼 성공한 정치인이 배출되지 못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잘 하겠지만 지역 주민 요구에 대해선 잘 못할 수 있다. 제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김재원 후보. 이무성 객원기자
매일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김재원 후보. 이무성 객원기자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는 당권 주자 '러닝메이트' 후보들이 다수 나섰다. 김 후보는 아직 독자 영역에 서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를 두고 말을 아꼈다. 그는 "선거전이 진행되는 상황을 본 뒤 전략적인 협력과 연대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당권 주자들을 향한 평가에는 특유의 평론가적 시각이 나왔다. 한동훈 후보를 두고 김 후보는 "당원들은 제대로 싸워 줄 수 있는 대표를 원한다. 한 후보가 그나마 싸울 줄 알고, 잘 싸워 주더라고 평가한다. 그게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다. 다만 한 후보가 되면 당이 두 동강 날까 하는 우려가 있다. 탄핵이란 아픈 기억도 있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를 두고는 "나경원이라면 당을 두 동강 내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과거 투사적 이미지가 희석돼 지지율이 한 후보보다 뒤처진다"고 했다. 다만 김 후보는 '컷오프 번복' 사태 과정에서 자신의 편에 서 줬던 나 후보를 향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에게 보여 준 애정과 열정에 김재원이 나경원에게 보답할 차례"라고 썼다.

원희룡 후보를 두고는 "'친윤'이란 것 외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야권이 추진 중인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과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보다 진실을 왜곡하려고 작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당권 주자 간 화두인 '한반도 핵무장'에 대해선 "핵무기 개발과 배치는 불가능하니 전술핵 배치만 가능한데 미국 대외정책과 함께 가야한다.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지방선거, 총선 등 차기 선거 출마 의향에 대한 질문엔 "정치적으로 예측 불가의 인생을 살고 있다. 2, 3년 후 계획을 하고 행동하기 어렵다. 다만 TK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TK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