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2주년 "TK신공항 SPC 설립 모든 역량 집중…2029년 개항 목표 달성"

입력 2024-07-01 06:30:00 수정 2024-07-01 09:27:06

[취임 2주년 인터뷰] "대구, 세계 도시들과 당당히 경쟁…한반도 2대 도시로 부상하자"
"TK 행정통합 최우선 과제는 특별법 연내통과·경북 북부지역 균형발전정책"
먹는 물 문제 관련 "필요시 예타 면제 등 특별법 제정 추진"
"진영 논리 얽매이지 않고 좌우 통합하는 것이 시대정신"
"한반도 제2도시, 열린 대구 위한 큰 걸음에 함께 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제 대구는 인재와 기업에 대한 고질적인 폐쇄성을 과감히 깨트리고 더 크게 비상해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대한민국 양대 경제 핵심축으로 도약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연꽃이 개화하며 물결을 이루는 7월, 민선 8기 취임 2주년을 맞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집무실 한쪽 구석에도 연밭이 있었다. 홍 시장이 인터뷰 도중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따라가니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쓰인 액자가 걸려있었다. 진흙 속에 뿌리내린 연꽃처럼 더러운 곳에 머물더라도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

처염상정이 홍 시장의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함축하고 있다면 그는 '매일 아침 30분'을 두고는 일종의 자기점검이자 훈련이라 표현했다. 홍 시장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전날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모든 현안을 살펴보고 현안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떠한 주제의 질문을 받더라도 즉답이 가능한 이유다.

"다수가 만족하는 정책이라도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반대가 있다고 해서 좌고우면하면 어떤 일도 추진할 수 없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논쟁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홍 시장의 취임 후 성과로는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과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으로 새로운 '하늘길'과 '철길'을 열었다는 것이 첫 손에 꼽힌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한 5대 미래신산업 육성을 비롯해 공공기관 통폐합 등 기득권 혁파, 청렴도 전국 1위 달성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더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으로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한 홍 시장은 "이제 대구는 인재와 기업에 대한 고질적인 폐쇄성을 과감히 깨트리고 더 크게 비상해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대한민국 양대 경제 핵심축으로 도약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최대 성과라면 대구경북신공항과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을 꼽을 수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단연 신공항과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이다. 신공항과 달빛철도 건설은 국회 특별법 제정이 필수인 만큼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광주와 손을 잡았고, 어렵다고 했던 문제였지만 달빛산업동맹으로 새로운 남부 거대 경제권 조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도심 군부대 이전도 난제로 꼽혔지만 밀리터리 타운 조성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또한 군위군 편입으로 서울 면적의 2.5배, 전국 특·광역시 중 최대 면적을 확보하게 돼 대구의 경제영토를 넓히게 됐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대구의 폐쇄성을 깨트리고, 쇠락한 대구가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도록 산업구조 대개편 등 지난 2년간 100개가 넘는 혁신 정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추진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지난 행정통합과의 차이점으로 '질적 통합'을 꼽았는데?

▶일각에서는 행정통합 속도가 빠르다고 하는데 이미 민선 7기에서 2년 동안 행정통합에 대한 논의를 했다. 또 이미 전국의 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 중앙의 권한 이양 사례도 법률에 다 나와 있다. 행정통합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고 통합 원칙만 확인되면 나머지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현재 추진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100여 년간 국가의 근간을 이뤄왔던 3단계 행정체계를 2단계 행정체계로 전환하고 광역단체 간 통합을 추진하는 첫 시도이자 행정체계의 대혁신이다.

앞으로 대구경북특별시는 서울 33배, 경기도 2배의 인구 500만 한반도 제2의 도시로 수도권에 버금가는 거대 광역경제권을 구축해 서울특별시와 함께 대한민국 중심축으로 도약할 것이다.

-향후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운 점은 없나?

▶통합의 최우선 과제는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의 연내 통과와 경북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정책 수립이다. 권한이양, 재정특례 등을 담은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대구경북합동추진단, 범정부통합추진다과 논의하고 오는 9월 특별법 발의를 위해 국회와도 긴밀히 협의하겠다. 10월 시의회 동의를 받도록 시의회와도 소통할 것이다.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대구로의 집중과 지역 공동화를 우려하는데, 경북 북부를 경제적으로 더 발전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산업단지 조성, 통합공기업 이전 정책, 관광산업 활성화 등의 균형발전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겠다. 통합지자체 출범 이후에도 지역균형발전국을 최선임국으로 신설해 균형발전정책으로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다.

-TK신공항 건설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가장 큰 숙제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TK신공항은 단순히 공항을 이전하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책임질 핵심과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늘길과 철길을 열어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이 지역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TK신공항은 철도망, 신공항도시, 첨단산단 등과 연계해 남부 거대경제권이 창출될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추진하고 있다.

TK신공항 성공 추진을 위해 공공시행자와 민간참여자로 구성된 SPC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공공시행자와 민간참여자가 모두 포함된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SPC 설립을 마무리하겠다. 내년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토지 보상 및 착공 후 공사를 추진해 2029년 개항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가시화되고 있어 앞으로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먹는 인구 500만의 비수도권 신성장거점이 조성되고, 신공항을 축으로 남부권에 하늘길과 철길이 활짝 열려 진정한 의미의 국가균형발전이 실현될 것이라 본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홍준표 대구시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사업 진행 상황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상이 있나?

▶현재 시청 신청사 계획은 인구 250만 대구시에 맞춰 설계된 안이다. 인구 500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신청사 규모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신청사 재원 마련은 빚을 내지 않고 추진하는 기조를 최대한 유지하겠다. 재원 마련 방안은 실현가능성이 높고 대구경북특별시에 유리한 방안이어야 한다.

지난 대구경북행정통합 4자 회담에서 행정안전부가 통합비용 지원, 행·재정적 특례 부여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청사 건립비용은 국비 지원받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이를 특별법안에 담아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국가 주도 추진 방침을 밝혔는데?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시민들께 공급하기 위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2022년 용역을 시작해 지난해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환경부에 건의했다. 환경부에서는 시의 건의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련 지자체가 수용할 수 있는 정부대안을 마련하고 의견수렴 중에 있다.

향후 환경부와 대구시, 안동시 등은 공동협의문을 체결하고, 필요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골자로 한 특별법 제정과 후속 행정절차인 낙동강물관리위원회 심의를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좌파·우파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가 마지막 꿈이라고 밝혔는데?

▶건국시대, 산업화시대, 민주화시대를 넘어 좌우가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先進大國時代)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는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는 할 수 없다.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난 20여 년간 이어져 온 극단적인 진영 간 대립 구도를 타파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정부와 국회, 지방정부가 협력하고 통합하기 위해 국익을 최상위 개념으로 도입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좌파 정책이든 우파 정책이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좌우가 통합해 국익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대구 시민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얘기는?

▶취임 후 지난 2년간 30년 대구 쇠락의 원인을 파악하고 한반도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고자 시정 전방위에 걸쳐 대개혁을 추진했다. 민선 8기 절반에 이른 지금 신공항, 달빛철도, 산업구조 대개편 등 대구 미래 50년을 책임질 핵심 틀이 대부분 완성됐다. 대통령 민생토론회 등을 통해 정부에서도 대구의 핵심 정책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앞으로 내실있게 내용물을 잘 채워 가면 된다.

특히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완료되면 서울의 33배, 경기도의 2배에 이르는 한반도 제2대 도시로 부상할 것이다. 시민들께서도 양쪽 눈으로 이치에 맞게 바라보고, 열린 대구와 대한민국의 미래 번영을 위한 큰 걸음에 거시적 안목을 갖고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대담 박상전 사회부장

정리 강은경 기자 ekka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