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장애인 권리보장 적극 나서야"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대구장차연)가 출범 1주년을 맞이해 27일 오전 반월당역 2호선 승강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주요 활동 성과를 공유하면서도 여전히 지역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기본 권리가 외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구장차연 소속 회원단체를 포함해 시민단체, 진보정당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공식출범한 대구장차연의 주요 성과가 공유되고 대구시 장애인 정책을 규탄하는 발언 등이 이어졌다.
김병관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년간 대구 달성군 소재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및 인권침해 사건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에서 힘써왔다"며 "57일간의 천막농성을 통해 거주시설의 시설장 교체 행정처분,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약속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대구시 장애인 권리보장 정책이 여전히 미흡해 실질적인 권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문윤경 한국피플퍼스트 대표는 "지난해 대구시가 발달장애인자립지원사업 예산을 삭감하려던 것을 막아냈지만 여전히 장애인 인권은 갈 길이 멀다"며 "발달 장애인들도 외출, 취미 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체계'를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장애인 권리보장 투쟁이 장애인 만을 위한 것이 아닌 대구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예컨대 장애인 이동권 권리 증진 투쟁을 통해 저상버스가 확대되면 노약자 등 교통 약자도 함께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민정 대구시당 위원장은 "현재 노약자, 임산부, 환자 등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처음에는 없었으나 장애인 인권 투쟁의 결과로 생기게 된 것"이라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에 대해 대구 시민들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모두를 위한 투쟁이니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은 다이인(Die-in)행동 및 투쟁결의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다이인행동은 비장애중심사회의 억압과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일제히 바닥에 드러눕고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싶다'는 현수막을 몸 위에 펼쳐 덮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구시, 대구시의회에 지역 장애인 권리보장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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