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받이' 피해 은둔하는 우크라 남성들…러·우 전쟁 2년의 그림자

입력 2024-06-22 18:09:31 수정 2024-06-22 18:14:22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 받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 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 받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은둔 생활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수만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징병을 피하기 위해 도심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거리에 퍼져있는 징병관의 눈에 띄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외부 활동이 있을 시 택시로만 이동하고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도 그만뒀다.

또, 이들 대부분이 집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며 배달 음식에 의존하고 망원경으로 바깥 상황을 살피는 남성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특히 키이우나 르비우 같은 대도시에는 수만 명의 남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이용해 징병관의 움직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들의 이런 필사적인 움직임은 전쟁에 끌려가고 싶지 않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NYT가 인터뷰한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피 튀기는 참호전에서 죽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을 드러냈다. 전쟁에 참여하기엔 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매체는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전장에 투입되는 바람에 전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병력이 부족해져 지난 4월 징병 강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로 인해 징집 대상자인 25~60세 남성은 개인정보를 등록해 징집 통보를 받아야 한다. 이들의 개인정보 등록을 위해 징병관들이 도시 곳곳을 뒤지기 시작하면서 목숨을 걸고 국경지대의 강을 건너 루마니아로 탈출하는 남성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