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민주당의 아버지'라 불러 논란이 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관련해 측근에게 "그런 발언을 좀 말려달라"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은 지난 21일 CBS '2시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도 불편해했고, '제발 그러지 말라고 좀 말려달라'고 따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할 지나친 표현은 좀 자제하도록 말려달라는 취지로 내게 얘기를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웠다가 '명비어천가'란 비판을 받았다.
당시 강 최고위원은 "저희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저의 큰 기둥이었고, 아버님의 소천에 이 대표님을 비롯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동지 분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님이시다.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고 밝혔다.
당시 강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악수를 하며 이 대표를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강 최고위원은 둘 다 1964년생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낯 뜨겁다. 위대한 조선노동당 중앙당대회 개회사냐" "충성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 "명사부일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아바이 수령, 이재명 주석 만세!"라면서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 재명2년"이라고 비난했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에서 사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두고,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대표에게 90도로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선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며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강 최고위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의 첫 발언으로서 돌아가신 아버지(장례와) 관련해 감사를 전한 것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대표 님이 그렇게 (당에서 역할을)하셨는데 일부 용어가 좀 과잉 돼서 그게 또 당에 부담이 되고 대표께도 부담이 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비공식 자리에서 그런(사과) 말을 전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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