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회의원 특권, 절반이라도 내려놓자

입력 2024-07-04 10:28:25 수정 2024-07-04 18:15:03

하경문 수필가

하경문 수필가
하경문 수필가

22대 국회가 개원되고 4년의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먼저 모두 어려운 관문을 거쳐 따낸 번쩍이는 금배지를 가슴에 달게 된 국회의원께 축하 인사를 드리며 민초의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이제 막 지나간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불명예를 안고 뒤안길로 사라졌고 22대 국회가 출범했다. 여소야대라는 정치 상황 속에 개시되는 새 국회의 분포는 과반 이상이 낯익은 얼굴이지만 그래도 각자 새 각오와 심기일전의 기회가 될 것이고, 초선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뜻있는 국회의원상(像)을 그리며 세계화와 꿈을 담은 새 설계를 펼쳐볼 것이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국정운영의 법률과 기본정책을 결정하고 정부 각 기관을 감시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는 자리다. 민의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이 언제부터 특권의 오용·남용, 파렴치한 특권의 온상이 되었는지 스스로 되돌아 볼 일이다.

국회의원이 가지는 특권은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을 비롯해 누리는 각종 특권, 특혜는 186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 중 몇 가지를 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회의원 연봉(세비, 각종 수당), 의정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재판 중 교도소에 갇혀 있어도 세비는 꼬박꼬박나오고 1년에 2회 이상의 국고 지원 해외 시찰, 과도한 9명의 보좌진, 매년 1억5천만원(선거 때는 3억원)의 정치후원금,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 항공기 비즈니스석, KTX 특실 공짜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니 의원이 되려고 하고 정치 양극화가 되고 팬덤 현상이 미어지고 있다. 이들 186가지 특권 중 절반이라도 내려놓자.

바라건데 22대 국회는 개원 벽두부터 여야를 떠나서 지난 21대의 최악 오명의 전철을 밝지 않도록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용어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특권 포기' 각서를 쓰고 국민 앞에서 선서하자. 한국의 정치 개혁은 국회의원 자리의 매력을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정치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거론되는 의원 정수 축소나 선거구 조정 등 사안이 많겠지만 최우선적으로 특권과 특혜 폐지가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달라졌다.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가치관도, 철학도…"

다시 한 번 22대 국회의원에 바란다. 지난 국회의 정쟁과 방탄, 입법 독주와 꼼수, 가짜뉴스 살포로 '국해(國害)의원'이란 혹평과 함께 국회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행태는 이제 역사 속으로 치부하면서 함께 얼룩진 과거를 결코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이 온갖 특권을 누리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을 방기한다면 그 책임은 국민에게도 있다는 것을 유권자 스스로가 깨닫고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