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폭로 유튜버들 밥그릇 싸움?…경쟁적 신상공개

입력 2024-06-07 07:02:17 수정 2024-06-07 07:20:29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캡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하고 있는 유튜버들이 경쟁적으로 영상을 올리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를 통해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채널은 '나락 보관소'와 '전투토끼'다.

앞서 지난 1일 '나락 보관소'는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사건 주동자라는 인물의 신상을 공개했다. 뒤이어 2일에는 수입차 판매사에 근무하고 있는 두번째 가해자의 신상도 영상으로 올렸다.

이후 첫번째 가해자가 근무하던 식당을 문을 닫았고, 두번째 공개된 가해자는 근무하던 수입차 판매사에서 해고조치됐다.

나락보관소의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은 7일 현재 조회 수가 200만회에서 3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고, 곧이어 또 다른 채널에서도 해당 사건 가해자에 대한 신상 공개 여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는 지난 5일 '세번째 가해자'라며 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남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후 대기업 측은 "현재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임시 발령조치를 했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중이며 사실관계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나락보관소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저를 돕겠다며 가해자들의 신상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건 엄연히 '크로스체크'가 되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저와 팩트체크 한번 더 하시고 올리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투토끼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전투토끼가 공개한 세 번째 가해자와 관련해 "가해자는 맞지만, 일부 정보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전투토끼는 6일 '나락보관소 헛저격'이라는 영상을 통해 세 번째 가해자의 신상이 맞지 않는다는 나락보관소의 주장에 반박했다.

전투토끼는 또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데 무슨 명분으로 나머지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나"고 나락보관소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와중에 6일 나락보관소는 네번째, 7일 전투토끼는 다섯번째 가해자 영상을 올리며 경쟁적으로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사적 제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거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고한 피해자도 발생했다. 밀양에서 네일숍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여성은 5일 한 맘카페를 통해 "저는 밀양 성폭행 사건으로 거론된 인물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마녀사냥으로 아무 상관 없는 제 지인이나 영업에 큰 피해가 되고 있다.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나락보관소는 "제가 올린 글로 인해 네일샵 사장님이 공격을 받았다.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저 또한 공격받고 나락으로 가려고 한다. 욕하시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측의 동의없이 영상을 제작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밀양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5일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04년 사건 피해자 측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갑자기 등장한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 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