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K 행정통합 핵심은 ‘완전한 자치권’ 확보다

입력 2024-06-06 05:00:00

대구시·경북도(TK) 행정 통합 로드맵이 제시됐다. 연내에 'TK 통합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6년 7월 1일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4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의 첫 회동에서 나온 결과다.

이번 4자 회동으로 TK 행정통합은 급물살을 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500만 시도민이 환영할 만한 통합 방안을 마련하고, 시·도의회 의결을 거쳐 연말까지 TK 통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TK 통합이 행정 체제 개편의 선도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통합 과정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행정·재정적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범정부 통합지원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행정통합의 우선 과제는 시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통합 방안 마련이다. 통합이 지역 경제와 주민의 삶에 획기적인 도움이 된다면, 지역민들은 통합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통합의 목적은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와 국가균형발전이다.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권한 이양이 관건이다.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맞춤형 정책을 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철우 지사가 제안한 '연방국가 주(州)정부 수준의 권한 이양'은 설득력을 얻는다.

행정통합은 행정 경계 확장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TK 통합은 국가 시스템을 재구조화하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정부는 4자 회동에서 이 장관이 언급한 '행정·재정적 특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것은 '완전한 자치권' 보장이어야 할 것이다. 지방재정권 확충도 필요하다. 현재 75대 25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60대 40으로 조정돼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수도권론자들과 중앙정부 관료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들은 지난해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지방 중소벤처기업청·고용노동청·환경청 등의 업무·예산 등을 시·도로 이양하는 안을 무산시켰다. TK 통합이 성공하려면 대구경북이 똘똘 뭉쳐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