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재정지원금 눈덩이…승객 감소에 요금 인상도 무용지물

입력 2024-06-11 19:57:53 수정 2024-06-11 20:24:34

지난해 대중교통 재정지원금 4천487억원…10년 새 2배 이상 증가
도시철도 원가 회수율 19.4% 그쳐…시내버스도 46.2%

10일 오후 대구 도심을 운행 중인 도시철도 2호선 열차가 이용 승객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0일 오후 대구 도심을 운행 중인 도시철도 2호선 열차가 이용 승객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 대중교통의 위기는 재정지원금 부담으로 이어졌다. 운송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송원가는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입 구조로 인해 세금으로 메우는 손실이 증가하는 악순환이다.

11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재정지원금(시내버스+도시철도)은 2014년 1천953억 원에서 지난해 4천487억 원으로 2.3배나 늘었다. 이 기간 시내버스는 2.4배(948억→2천296억 원), 도시철도는 2.2배(1천5억→2천191억 원) 각각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이 28.3%로 가장 크지만, 이전에도 재정지원금은 꾸준히 늘었다. 버스노선 개편과 3호선 개통이 있었던 2015년(13.7%)을 비롯해 2018년(11.9%)과 2019년(17.6%)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원가 회수율'이다. 이는 운송원가 대비 운송수익금의 비율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가 들인 운영비와 비교해 수입이 얼마인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대구 대중교통의 원가 회수율은 2014년 53.8%에서 지난해 31.4%까지 떨어졌다. 10년 전에는 수익금으로 원가의 절반을 충당했지만, 지금은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원가 회수율을 나눠서 보면 지난 10년 사이 시내버스는 72.7%에서 46.2%로, 도시철도는 31.6%에서 19.4%로 각각 낮아졌다. 하락 폭은 버스가 크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도시철도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시내버스는 운송원가로 4천28억 원을 지출하고 운송수익금으로 1천860억 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해 도시철도는 4천983억 원 원가에 수익은 968억 원에 그쳤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운송원가는 비슷한데, 운송수익금에선 큰 차이가 났다.

도시철도는 새롭게 노선을 추가할 때마다 운송원가가 늘었다. 2015년과 2016년의 전년 대비 운송원가 증가율은 15.1%와 19.1%에 달했다. 3호선 개통과 1호선 연장 때문이다. 도시철도는 인건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감가상각비(시설 등 고정자산의 가치 소모 비용)도 연간 1천3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도시철도는 올해 말 1호선 하양역 개통을 앞두고 있어, 원가 회수율 하락과 재정지원금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연계가 떨어지면서 한쪽의 이용객 수가 올라가면 다른 교통수단이 타격을 입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대중교통 수요가 생기지 않으면 적자 폭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