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매장 소식에 희망 부푸는 경북도·포항시

입력 2024-06-03 16:24:10 수정 2024-06-03 20:56:09

석유 시추 안되더라도…영일만항배후단지 등 정체된 산업용지 개발 이뤄질 듯
지질탐사 등 해양탐사산업 유치부터 잰걸음 시작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동해안 대륙붕 전도. 한국석유공사 홈페이지 캡처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동해안 대륙붕 전도. 한국석유공사 홈페이지 캡처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과 관련, 경상북도와 포항시도 적극적인 대응 행보에 들어갔다. 특히 포항시는 유전 개발을 둘러싼 산업 연과 효과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신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140억배럴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며 "140억 배럴은 19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다.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4년 넘게 쓸 수 있다고 한다. 경북도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대한민국이 '산유국'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된 석유·가스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이 도지사는 "미국은 2010년 이후 셰일가스 혁명 당시 기존 중동 등에 치우친 에너지경제 패권에서 벗어나 값싸게 에너지를 공급하며, 새롭게 성장하는 길을 열었다"며 "이번 매장 가능성을 통해 탐사와 시추를 구체화 시킨다면 우리나라도 새롭게 일어나는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햇다.

포항시는 현재 이른 샴페인을 터뜨리기 보다는 정부의 향후 행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차례나 석유·가스 개발 헤프닝을 겪은 포항시로서는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쉽사리 기뻐하기 힘든 까닭이다.

대신 석유·가스 개발에 앞서 진행될 해양탐사 산업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에 먼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달 31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6천t급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를 영일만항에 유치하며 해양탐사 분야 신성장동력 창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곧바로 영일만 해역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발표되자 포항시가 꿈꾸는 해양탐사 산업 육성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석유·가스 시추를 위해 보다 정밀한 해저 지질탐사와 관련 장비, R&D 기관 등이 포항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양탐사산업과 석유·가스 시추 개발이 이뤄지면 포항이 고질적으로 겪어온 산업용지 확보에도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아직 정확한 매립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포항 앞 바다에서 개발 작업이 이뤄질 경우 인근 영일만항이 주요 항구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영일만항 배후산업단지가 포화상태에 이른 탓에 새로운 산업용지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1999년 영일만항 개발 당시 배후산업단지를 조성을 위해 바다 매립이 계획돼 있었으나 '수요가 부족하다'는 해양수산부의 의견에 따라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포항시는 해안가에서 약 2㎞에 달하는 매립형 배후산업단지 확대가 이번 석유·가스 개발과 맞물려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만항을 사용하는 해양탐사 시설과 천연자원 생산시설 등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준비하고 유치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해 사전 목록을 뽑고 정부와 협의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포항이 미래 자원 확보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향후 행정적 지원은 물론 지원시설 구축, 인력 확보 등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