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종섭 통화' 언론 보도 놓고 국민의힘-민주당 설전

입력 2024-05-29 16:17:20 수정 2024-05-29 21:28:03

與"사실관계 규명 중이니 지켜봐야" vs 野 "수사 외압 결정적 증거"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업무통화'로 보인다" 의견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사실을 보도한 자료를 보며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사실을 보도한 자료를 보며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했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펼쳤다.

보도에 따르면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항명 혐의를 재판 중인 군사법원이 통신사로부터 받은 '이 전 장관의 통신기록 조회 결과', 이 전 장관이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세 차례 받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29일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통화 보도에 대해 "수사를 지켜보자"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보도 관련 질문에 "제가 그 유무 자체를 확인하기도 어렵다"며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드리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도 그 결과를 지켜보며 그다음 대응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두 사람 통화를 두고 '대통령의 외압 의혹'이 짙어졌다며 특검법을 재추진하려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오히려) 공수처가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규명 중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공수처가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을 잘 밝히고 있다면, 자꾸 특검을 운운할 게 아니라 수사 결과를 잘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특검법이 부결되자마자 재발의를 이야기하고 표 계산과 이탈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기승전 정쟁용' 법안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전화 통화 보도를 두고 "수사 외압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해당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명백한 탄핵 사유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통화 사실이 윤 대통령의 운명을 어떻게 가를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채 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서 대통령의 격노설이 안갯속 의심이었다면, 대통령이 직접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했다는 진실의 문은 스모킹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때 태블릿PC는 '박근혜 탄핵'의 스모킹건이자 트리거(방아쇠)였고, 박 대통령은 결국 탄핵당했다"며 "대통령의 세 차례 통화, 이 사실이 과연 제2의 태블릿이 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TF' 단장인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제 대통령이 통화한 것까지 나왔다. 전방위적으로 뭔가 압력이 행사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