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얼차려 도중 숨지고 신병교육대선 수류탄 폭발 사고
병사 수준 고려한 단계별 맞춤 교육 필요성 지적
전문가 "과거라면 입영 대상 아니었을 장병 유입도 문제"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 인제군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끝내 숨졌다. 지난 21일에는 오전 9시 50분쯤 세종시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폭발사고 발생해 20대 훈련병 1명이 숨지고, 훈련을 지휘하던 30대 부사관이 손과 팔을 다쳤다. 경찰은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은 다음 던지지 않았고, 교관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수류탄이 폭발한 것으로 봤다.
군대 내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군장병 가족들을 중심으로 군에 대한 비판과 불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병영 환경에 맞게 훈련 단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군인권센터는 강원도에서 숨진 훈련병은 간부가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군기훈련(일명 '얼차려')을 받다 사망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센터는 "제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6명의 훈련병이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이튿날 오후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 연병장을 돌던 도중 한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같이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간부에게 이를 보고했는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잇따른 군대 내 사망 사고에 간부의 부적절한 군기훈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군장병 가족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은 고조하고 있다.
훈련병 아들을 둔 A씨는 "뉴스를 본 뒤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 군대에서 인명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녀를 군에 보낸 가족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간 청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군대가 과연 국민을 지킬 수 있는지 회의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훈련병 가족 B씨는 "예전과 달리 코로나 19를 겪으며 청년들의 바깥 활동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떨어진 체력 등을 감안해 새로운 훈련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군 입대 과정에서 옥석을 가려냈으나, 최근엔 장병 숫자를 채우기 급급해 과거 기준으론 입영 대상자가 아니었을 장병들마저 군대로 유입되며 병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탓에 군 기강 자체가 떨어지고 병사들이 통제가 안 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고 훈련소 안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되풀이된다는 지적이다.
함남규 대구가톨릭대 교수(군사학과·육군 대령 전역)는 "요즘은 초‧중‧고 학창 시절에 과거만큼 신체 운동을 활발히 하는 세대가 아니다, 신체적 훈련이 안 된 장병들이 다수 입대하면서 장교들 입장에서는 병사들이 나약해지고 있다는 고민이 생기고 병사들 입장에선 해본 적 없는 완전군장 매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짚었다.
함 교수는 "장병 숫자를 맞추기 위해 무분별하게 군으로 장병이 투입되는데, 신병들을 군인화 시키는 방법과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병사들의 수준을 고려해서 단계별 교육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병영생활 등에서도 예전 방식대로 하던 형태에서는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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