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경제] “펀슈머를 잡아라”…편의점 상상초월 이색 협업 '눈길'

입력 2024-05-19 15:32:10 수정 2024-05-21 08:15:10

흑맥주 짜장면·비트코인 도시락…색다른 협업↑
'가잼비' 중시하는 펀슈머 소비 트렌드 확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글로벌 맥주 브랜드 기네스(Guinness)와 손잡고 짜장라면을 출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글로벌 맥주 브랜드 기네스(Guinness)와 손잡고 짜장라면을 출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BGF리테일 제공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소비를 선호하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 확산으로 편의점 업계가 이색 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MZ들의 관심사는 '가잼비'(가성비 대비 재미)다. 가잼비가 중요한 펀슈머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편의점 등 유통업계들은 산업군을 넘나든 협업으로 이색적인 제품과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상품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매시업(mash-up) 상품, 오리지널 상품에서 파생된 스핀오프(spin-off) 상품,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상품 등 협업 방식도 다양하다. 소비자에게는 재미를 주는 이색 콜라보의 또다른 장점은 '색다름'이다. 색다른 재미가 어우러져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흑맥주+짜장라면?'…기발한 식품 출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글로벌 맥주 브랜드 기네스(Guinness)와 손잡고 짜장라면을 출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기네스는 아일랜드산 흑맥주로 대표되는 맥주 브랜드로 전 세계 곳곳에 양조장을 갖췄고 100여개의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명 흑맥주 짜장라면인 '기네스 짜장면'은 흑맥주와 짜장면이 모두 검은색이라는 점에 착안해 출시됐다. 흑맥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짜장라면에 구현하는 차원의 협업이다. CU에 따르면 짜장스프에 시나몬 별첨스프가 함께 동봉돼 일반 짜장라면보다 한층 더 높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CU에 따르면 짜장라면에 흑맥주의 쓴맛을 내기 위해 기네스가 지난해 10월부터 상품 제조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짜장 스프와 면은 대표 식품기업인 '오뚜기'에서 제조했다. 상품 패키지에는 기네스 맥주를 상징하는 하프 로고를 새기고 상품명도 영어와 한글을 병기했다. 내‧외국인 모두에게 유명한 맥주 브랜드와 콜라보한 상품을 출시하며 K-라면의 새로운 매력을 알리기 위함이라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CU는 한달간 기네스 맥주와 기네스 콜드브루(각 440ml) 4캔 번들 구매시 기네스 짜장면을 각각 1천원 할인 혹은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CU는 내달 초 기네스와 함께 흑맥주의 부드럽고 풍성한 풍미와 어울리는 안주류 2종도 선보일 계획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여름철을 앞두고 차별화 상품으로 초대형 물냉면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여름철을 앞두고 차별화 상품으로 초대형 물냉면인 '유어스 세숫대야 물냉면'을 기획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제공

◆ GS25, '3.2kg 물냉면'에 제약사와도 협업

CU 외에도 GS25, 이마트24 등 여러 편의점들이 이색 협업을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여름철을 앞두고 차별화 상품으로 초대형 물냉면인 '유어스 세숫대야 물냉면'을 기획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유어스 세숫대야 물냉면은 GS25가 8인분 용량으로 기획한 초대형 물냉면으로 육수를 포함한 중량은 3.2kg에 달한다. 제품에는 150g 내외인 시중냉면 중량의 8배 수준인 1.2kg 냉면사리와 특제 냉면육수(400g), 냉면소스(40g), 건조야채(24g), 냉면식초(18g) 등이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있다.

제품은 끓여서 찬물로 식힌 냉면사리와 육수 등 구성품을 용기에 모두 넣고 물 1.6ℓ를 섞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1.7kg에 달하는 구성품과 물 1.6ℓ를 감안하면 조리가 완료된 세숫대야 물냉면의 중량은 육수를 포함해 3.2kg을 넘어선다.

유어스 세숫대야 물냉면은 GS25의 점보라면 콘셉트를 즉석식품 카테고리로 확장한 첫 상품이다. 그간 GS25는 다양한 대용량 사이즈 식품을 출시했다. 점보라면 식품은 1년 만에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고 GS25는 설명했다.

GS25는 점보라면 콘셉트를 다양한 분류로 확장해 ▷넷플릭스점보팝콘(스낵) ▷넷플릭스 점보오징어튀김(안주) ▷카페25아이스아메리카노점보(원두커피) 등을 출시해 왔다. 특히 '넷플릭스점보팝콘'의 경우 출시 이후 스낵 전체매출 1위에 오르며 PB 스낵 매출을 16배 높였다.

편의점 GS25는 식품·제약사와 손잡고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종근당건강과는 마시는 락토핏 유산균을, 삼진제약과는 하루엔진 마그 부스터샷을 각각 출시하기도 했다.

또 GS25는 지난 3∼4월 CJ제일제당의 인기 브랜드 맥스봉, 고메, 스팸을 활용한 조리빵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오리온과 썬 대파크림치즈, 해태 타코야끼볼 청양마요맛을 내놨다.

지난 9일에는 롯데웰푸드와 함께 기획한 '칸쵸타드'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롯데웰푸드 스테디셀러인 칸쵸와 카스타드를 조합한 상품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관계자는 "먹거리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재미있는 협업을 지속해 펀슈머 트렌드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손을 잡고, 이달 31일까지 비트코인 도시락 3만 개를 한정 판매한다. 도시락에는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있다.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손을 잡고, 이달 31일까지 비트코인 도시락 3만 개를 한정 판매한다. 도시락에는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있다. 이마트24 제공

◆ 이마트24, 비트코인 도시락 '완판'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도시락이 합쳐진 '비트코인 도시락'도 등장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손을 잡고 이달 31일까지 비트코인 도시락 3만 개 한정 판매를 시작한 이마트24는 열흘 만에 조기 완판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마트24가 지난 8일 출시한 비트코인 도시락은 비트코인이 연상되는 황금색 원형 용기를 사용해 오므라이스, 멘치카츠, 미트볼 등의 메뉴를 포함시켰다. 동전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동그란 모양의 반찬들과 '비트' 피클도 포함해 재미 요소를 더했다.

도시락 가격은 5천900원이지만 동봉된 쿠폰을 등록하면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구성이다. 구매자가 도시락에 동봉된 쿠폰의 QR코드를 통해 빗썸 앱에 들어가 쿠폰 번호를 입력하고 고객 확인을 완료하고 문자 수신 동의만 하면 된다.

이마트24는 애초 이달 말까지 비트코인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며 지난 18일까지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에 따르면 도시락을 구입한 후 실제 비트코인을 수령한 고객은 1만명이다. 쿠폰 번호 입력 기간이 이달 말까지여서 더 많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은 이마트24에서 판매된 비트코인 도시락 개수를 최종 집계한 뒤 같은 수량의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선호하고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의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스토리텔링을 담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