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中 국빈방문 첫날 정상회담…'전면 전략적 협조 동반자 관계 심화' 공동성명 채택
시진핑, 푸틴에 "라오펑유" 푸틴 "러, 中의 4대 무역국가…90%를 루블·위안화로 결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베이징에서 정상 회담을 열고 중러 밀착 관계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시진핑 "양국 영역별 협력 확대"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서 "올해는 중러 수교 75주년으로, 중러 관계 발전 역사에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해"라며 "75년 동안 중러 양국은 손잡고 강대국·이웃국 상호 존중과 화목한 어울림, 호혜의 새로운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공동 노력 아래 양국 관계는 언제나 안정적으로 전진·발전했고, 양국의 전면적 전략적 협조는 부단히 강화됐으며, 경제·무역과 투자, 에너지, 인문, 지방 등 영역 협력이 지속 추진돼 세계의 전략적 안정 수호와 국제 관계 민주화 촉진에 긍정적 공헌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중러 양국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주요 신흥시장 국가로서, 전략적 협조 깊이 확대와 호혜 협력의 수준 확장을 하고 있으며, 세계 다극화와 경제 세계화라는 역사적 대세에 순응하는 것은 양국의 공통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전략적 연계를 한층 강화하고, 양국 협력의 내용을 지속해서 풍부하게 해 양국과 양국 인민을 더 행복하게 해야 한다"며 "나는 대통령 선생과 함께 양자 관계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정하고 양국 영역별 협력·발전에 새로운 계획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오전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 부르며 5선 임기 시작을 축하했고, "요 몇해 동안 나와 대통령 선생은 40여차례 만나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고, 중러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순조로운 발전을 위해 전략적 지도를 했다"며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그는 "새로운 여정에서 중국은 언제나 러시아와 함께 서로 신뢰하는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될 용의가 있다"면서 "(러시아와) 손잡고 세계의 공평·정의를 지킬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푸틴 "양국 무역 25% 증가"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기회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세계 무대에서 안정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진정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견고히 축적해왔다"면서 작년 한 해 양국 무역액이 거의 25% 증가해 2천270억달러(약 305조7천억원)에 이르렀고, 양국 공동 결정에 의해 교역의 90%가량이 미국 달러화가 아닌 러시아 루블화나 중국 위안화로 결제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며 "작년 3월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2030년까지 양국 경제 협력의 주요 영역 발전 계획을 승인한 것이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와 공업, 농업이 양국 협력의 우선순위 안에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 인프라 건설, 운송 분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 "지난 5년간 팬데믹과 우리의 발전을 억제하려는 일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은 좋은 페이스로 증가해왔다"며 "다양한 분야의 대규모 공동 투자 프로젝트 80건으로 이뤄진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자신감 표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서방 진영이 잇따른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가 중러 밀착 속에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과 일맥상통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 WTO·G20 등 국제기구 개혁과 탈정치화를 지지한다"고 했다.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신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조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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