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외교관이었던 실존인물 ‘앙드레 셰니에’의 일대기 다뤄
‘5월의 화창한 날에’,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 가득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5월 시즌오페라 작품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를 5월 17·18일, 24·25일 무대에 올린다.
프랑스 대혁명기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시인이자 혁명가 앙드레 셰니에(André Chénier)의 짧은 생애를 당대 최대의 각본가였던 루이지 일리카가 대본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계는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필두로 한 '베리즈모(Verismo, 사실주의)' 오페라의 유행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던 시기였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게다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 베리즈모 오페라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La mamma morta)', '조국의 적?(Nemico della patria)'등 이탈리아 오페라 특유의 아름다운 아리아들을 작품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어 빠르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움베르토 조르다노는 베리즈모적 이탈리아 오페라의 지평을 연 작곡가로, 기존의 베르디와 푸치니라는 대형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들과는 또 다른 음악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곡가와 대본가는 셰니에가 쓴 두 편의 대표적인 시를 오페라 속 두 곡의 아리아 '어느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Un di all'azzuro spazio)', '5월의 화창한 날에 (Come un bel di maggio)에 녹여넣었으며, 프랑스 혁명 당시 실존 인물들은 물론, 카페와 감옥 등 실제 배경들까지 등장시키며 오페라가 가진 드라마의 실제성을 높였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14년만에 만나보는 '안드레아 셰니에'는 정통 이탈리아 오페라에 능통한 마에스트로 마르첼로 모타델리의 열정적인 지휘를 필두로, 풍부한 성량과 에너지의 테너 윤병길과 강렬하고 힘찬 고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테너 박성규가 주인공 '셰니에' 역을,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임세경과 수많은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릴라 리(이윤정)가 연인 '맏달레나' 역을 맡았으며, 국내외 다수 오페라 무대를 빛내 온 바리톤 최진학과 오승용이 맏달레나를 남몰래 사랑하고 있는 혁명가 '제라르'를 노래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한다.
연출을 맡은 김지영은 이번 작품의 감상포인트에 대해 '무대 구조물의 각도에 집중해 볼 것'을 강조했다. 프랑스 혁명의 가치인 자유·평등·박애를 표현하기 위해 상부에 설치한 링 모형의 세트가 막과 내용마다 그 각도를 달리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 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장-폴 마라(Jean-Paul Marat, 1743~1793)의 얼굴을 본뜬 거대한 세트가 혁명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1막과 2막에서는 정면의 모습으로, 조국이 위기에 처한 3막에서는 얼굴을 90도 돌린 옆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다양한 각도로 위치한 세트를 통해 심리 변화를 보여준다.
한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안드레아 셰니에'를 마지막으로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파우스트' 등 2024년 상반기 시즌오페라를 마무리하고,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콘서트오페라 '일 트리티코'(7월19일), 어린이‧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8월9일~11일), 국립발레단의 '돈 키호테(8월30~31일) 로 이어지는 하반기 여름 시즌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VIP석 10만, R석 8만, S석 6만, A석 4만, B석 2만원. 문의 053-666-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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