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연애'부터 '효율' 중시…2030 로맨스물 공식 바뀐다

입력 2026-03-17 1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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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월간남친', 가상연애라는 참신한 설정
2030 여성 공감대 끌어내며 글로벌 차트 석권
JTBC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도 '인만추' 다뤄
"연애에 시간·감정적 소모 최소화" Z세대 특성 반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완연한 봄 날씨와 함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는 로맨스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로맨스물에는 연애에서도 감정 소모를 줄이고, 효율을 따지는 2030 세대의 심리가 투영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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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은 현실 연애에 지친 웹툰 PD 서미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사회생활에 지쳐 연애 없는 삶을 살던 주인공이 우연히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 디바이스를 접하게 되면서, 이른바 '구독형 연애'를 체험한다는 참신한 설정이다. 완벽하게 설계된 가상의 연애를 경험하며 부담 없는 관계를 이어가던 주인공이 점차 진짜 사랑의 의미를 고민하게 되는 과정이 2030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블랙핑크 지수, 서인국이 주연을 맡았고, 서강준, 이수혁, 이재욱, 이현욱, 이상이, 박재범 등 여러 연예인들이 가상 남자친구 역으로 특별 출연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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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 포스터

작품은 지난 6일 공개 직후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올랐고, 싱가포르, 홍콩, 멕시코, 인도네시아, 브라질, 칠레 등 전 세계 34개국 톱10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17일 기준 톱2를 기록하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현지 SNS 별점 평가에 7천여 명이 참여하는 등 관심이 이어지면서, 불법 시청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도 제기되기도 했다.

JTBC
JTBC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포스터. JTBC 제공

JTBC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도 만남의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배우 한지민과 박성훈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대신 조건을 우선시하는 소개팅을 택하며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의 길로 접어든 30대 미혼 직장인의 현실을 그려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4.8%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 모씨(30)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퇴근 후나 주말에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라며 "최근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공감이 간다. 예전처럼 연애를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 관계 자체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애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고, 새로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이 연애로 인한 시간적, 물리적, 육체적 소모를 최소화하려는 심리가 콘텐츠에도 투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불필요한 시간적, 감정적 소모를 최소화하려는 심리가 작품 속에 반영된 것"이라며 "기성세대의 거추장스러운 예의나 형식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실체적인 관계를 선호하는 Z세대의 특성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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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 속 장면.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