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검은 봐주기나 부실 의혹 있을 때 하는 것"

입력 2024-05-09 21:00:36 수정 2024-05-10 06:08:38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특검 공세 사실상 거부
“김건희 명품백 논란은 정치 공세 채상병 수사 납득이 안 되면 특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특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야권의 요구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보고 나서 문제가 있을 경우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일단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는 검찰이 해당 사안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 "별도 입장을 언급할 경우 영향을 미칠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검찰 수사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는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선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며 "그런 수사가 봐 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에 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민주당이 주도해서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부족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의미로,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수사 관계자나 향후 재판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거나 약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공수처가 소환하거나 (수사가) 진행됐다면 저희도 검토했을 것"이라며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 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보안 사항이고, 유출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