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 파상공세 앞에 선 추경호 "의회독재에 강하게 맞설 것"

입력 2024-05-09 18:10:51 수정 2024-05-09 20:18:42

경제부총리 지낸 계파색 옅은 친윤, 영남권·초선 당선인 표 흡수
"당정은 운명공동체…민심 가감 없이 전달할 것"

국민의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의 미래, 명운을 우리가 바로잡고 지켜야 합니다. 막중한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유능하고 품격 있는 의회 정치를 복원하고 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끊임없이 성찰하겠습니다."

9일 선출된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대구경북(TK) 출신이 3회 연속 맡아서 되겠느냐'는 비판을 보란 듯이 이겨내고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4·10 총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영남권 지도부가 꼽히는 상황에서 TK 출신이라는 약점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는 이날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참여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인 102명의 과반인 70명의 지지를 받았다. 당선인의 과반(59명)을 차지하는 영남권 및 초선(44명) 당선인이 지지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추 원내대표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에서는 당 전략기획부총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을 맡았다. 야당 시절인 2021년 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더불어민주당과 원(院) 구성 협상 실무를 주도하며 법제사법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국정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 대야 협상 경험 등이 당선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품으로 당 전반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에게 기쁨을 만끽할 여유의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스스로 "사즉생의 각오로 '독배의 잔'을 들었다"고 밝혔을 만큼 그 앞에 놓인 22대 국회 첫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길이 '험로'인 탓이다.

그는 3년 차로 접어든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받아 들고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파상 공세를 퍼붓는 거대 야당과 협상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방송 3법, 노란봉투법 등을 모두 다시 추진하고, 검찰 개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인 만큼 22대 국회 상임위 곳곳이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면 이탈표 단속이 추 원내대표 임기 내내 숙제로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며 "원내 전략의 최우선 목표를 국민을 향한 민생과 정책 대결에서의 승리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며 타협을 통해 협치하는 것이 의회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당리당략에 치우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대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는 강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당정 관계가 수직적'이란 비판에 대해선 "당정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면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 같이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마음을 열고 서로 건강한 당정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당에서 총의를 모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