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저출생은 국가 비상사태…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하겠다"

입력 2024-05-09 16:10:18 수정 2024-05-09 20:54:51

기존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총리급으로 격상

9일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9일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적 재앙 수준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라는 신설해 남은 임기 총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교육부 장관이 맡은 사회부총리 역할도 신설 부처 장관에게 넘기는 등 저출생 문제 해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저출생 문제는 우리가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비상사태"라며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에게) 사회부총리를 맡겨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한 취임 2년 국민보고에서도 기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장관급)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새 부처가 만들어지면 사회부총리는 기존 교육부 장관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수행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기획원 설치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한 것처럼 각 부처에 흩어진 저출생 대응력을 신설 부처로 집중할 구상을 밝혔다. 사회부총리 역할을 맡기는 점에 대해서도 저출생 문제가 교육과 의료, 일자리 등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경제성장을 강력히 추진한 경제기획원 같은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해 더 공격적으로 강력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부모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부담을 줄여주고 많은 부분을 국가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나치게 대도시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려서 그야말로 과잉경쟁, 무모한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까 가정의 가치가 소홀하게 된 게 결국 저출생의 문화적 요인이 된다는 건 정설"이라며 "경제와 사회정책뿐만 아니라 의식과 문화를 바꾸는 노력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에서도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기업의 부담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시차 출퇴근, 근무시간 선택제 등 육아기 유연 근무를 제도화해서 일과 육아의 양립 환경을 든든하게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가려고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상생형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를 포함해서 어린이집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상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