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우크라 일로 신냉전 조장 반대…무역문제 정치화 반대"

입력 2024-05-07 15:52:58

국빈 방문 프랑스서 마크롱 대통령 앞에 놓고 우크라전, 디커플링·무역갈등 관련 '직격탄'
마크롱, 中-EU 무역 갈등에 "긴장 조성 의지 아냐" 달래기…올림픽 기간 휴전에는 공감대
시진핑 "中, 더많은 고품질 佛제품 수입 원해" 마크롱 "中기업 대해 차별 정책 안 취할것"

프랑스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틀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연합뉴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틀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연합뉴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제3국을 비방하거나 '신냉전'을 부추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AFP 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분쟁 이슈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항구적이고 보편적이며 안전한 세계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인정하고 동등하게 참여하며 균형 잡힌 논의를 가능하게 할 국제 평화회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다만 올여름 파리 올림픽 기간 휴전을 하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엔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세계 강국인 중국은 프랑스와 공동으로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휴전을 선언하는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EU 간 무역 갈등에 대해선 "무역 문제의 정치화, 이데올로기화, 범 세계화에 반대한다"며 양자가 서로 "경제, 무역 협력의 핵심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아울러 프랑스와 관계에 대해선 "중국은 항상 프랑스를 선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 간주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상호 이익을 옹호하고, 탈동조화(디커플링)와 산업 및 공급망 교란 행위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오른쪽) 부부가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틀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오른쪽) 부부가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틀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연합뉴스

시 주석은 또한 "중국은 더 많은 고품질 프랑스 제품을 수입하고 '프랑스 농장에서 중국 식탁까지' 메커니즘을 촉진하길 희망한다"면서 "프랑스가 더 많은 첨단 및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중국이 보여준 그간의 노력을 치하하며 향후에도 중요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간 오랜 관계를 존중한다"며 "이 복잡한 역사를 고려할 때 중국이 모스크바에 무기 판매나 원조를 자제하고,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약속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핵 프로그램을 가속하는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위기와 긴장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국에 더 많은 농산물을 수출하기를 희망함과 동시에 중국에 대한 시장 개방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첨단 기술 기업을 포함해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고 협력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프랑스는 중국 측과 우주항공, 민간용 원자력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프랑스 문화관광의 해 행사를 공동 개최키로 했다.

이날 양자 회담을 계기로 두 정상은 중동 정세, 인공지능 및 글로벌 거버넌스, 생물다양성 및 해양, 농업 교류 및 협력에 관한 4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녹색 개발, 항공, 농업 식품, 상업, 인문 등 20건에 가까운 양자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