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눈 클리닉] 안과 수술에서의 3차원 디지털 현미경

이준훈 아이백안과의원 원장

안과 수술은 매우 정밀한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데 0.1㎜이하의 작은 오차도 수술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한 수술 부위를 확대하여 보기위한 수술 현미경은 안과 수술에서 매우 중요한 장비이다. 백내장 수술, 스마일라식이나 라식과 같은 굴절 교정 수술, 각결막 수술, 녹내장 수술, 망막 수술 등 대부분의 눈 수술은 현미경 하에서 이루어지므로 수술 현미경은 안과의사의 제 2의 눈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수술 현미경은 1953년 처음으로 소개되었는데 이 시기 이후 안과 수술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그동안 수술 현미경의 기본적인 형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환자의 눈 위에 큰 경통을 위치시켜 빛을 비추고 수술자는 접안렌즈를 통해 수술 장면을 보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다.

최근에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3차원 디지털 현미경이 개발되어 안과 수술에 이용되고 있다. 수술 현미경의 접안렌즈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3차원 입체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을 한다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데 기존의 아날로그 현미경에 비해 여러가지 임상적인 장점이 있다.

수술용 현미경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된 영상은 고성능의 실시간 영상 처리 시스템을 거친 후 대형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데 스마트폰의 사진 앱을 연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디지털 수술 현미경에는 노출 보정 기능이 있어서 빛이 어둡더라도 밝게 보이도록 영상을 변환시킬 수 있다. 덕분에 광원의 밝기를 낮춰 환자가 수술 중 눈부심으로 인한 불편함이나 망막세포 손상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각막이식이나 망막 수술 등에서 특정한 조직을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염색약을 이용하는데 고농도로 사용할 경우 세포 독성이 있을 수 있다. 디지털 현미경의 경우 특정 색상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기능이 있어서 적은 농도의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조직을 잘 보이게 해준다. 이러한 장점으로 디지털 현미경을 이용할 경우 안과 수술 후 시력 회복이 더 빠르다는 논문이 보고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이나 망막 수술시 장비의 여러 값들이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특히 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술시 이러한 값을 확인하면 수술을 보다 안전하게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존에는 정보 확인을 위해 수술을 하다가도 잠시 멈추고 장비 모니터를 확인하거나 보조자에게 물어야 했는데 디지털 현미경은 화면에 관련 정보를 모두 보여줘서 정보 확인이 쉽다. 또 수술 전이나 수술 중 촬영한 영상정보들을 수술 장면과 동시에 볼 수 있고, 수술에 필요한 이미지 가이드를 함께 보여주므로 수술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많은 안과 의사들이 목이나 등 근육의 통증을 만성적으로 호소하는데 의자에 앉아서 접안렌즈를 보기 위해서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게 되고 등과 목의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들어가는 게 원인이다. 디지털 현미경을 사용하면 약 1.5m 앞에 있는 모니터를 보게 되므로 의자에 편하게 기댄 자세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서 수술자 입장에서는 훨씬 더 인체공학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현미경은 수술자와 보조자 1인만 수술 장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의료진은 모니터를 통해 2차원적인 수술 장면만 볼 수 있었다. 디지털 현미경을 사용할 경우 3차원 안경을 쓰면 모든 의료진이 수술 장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의대생이나 수련의 등을 대상으로 수술 과정을 교육하는데 많은 장점이 있다. 또 수술 영상을 3차원 고화질 영상으로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으므로 수술 장면을 다시 확인하여 수술 기법을 개선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차원 디지털 현미경은 여러 안과 장비 회사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분야로써 인공지능(AI)가 적용되기 좋은 분야이다. 향후에는 더 많은 기능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움말 이준훈 대구 아이백안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