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콧물같은 점액질이?…"상하차 과정서 문제"

입력 2024-05-04 20:17:35

"처음엔 팔보채같았고, 시간 지나니 콧물같았다"
제조사 "단백질과 공기가 만나 생긴 현상으로 보여"
전문가 "성분이 제대로 섞이지 않은 듯, 제조사 조치는 필요해"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캔 맥주에서 점액질이 발견됐다. JTBC 캡처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캔 맥주에서 점액질이 발견됐다. JTBC 캡처

최근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특정 캔 맥주에서 마치 콧물처럼 보이는 점액질이 발견됐다. 제조사는 유통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맥주 내 단백질과 공기가 만나 생긴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은 캔 맥주에서 끈적한 점액질이 발견됐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달 중순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24개들이 캔맥주 3박스를 구입했다. 맥주 한 캔을 냉장고에서 꺼내 잔에 따랐는데, 끈적한 점액질이 발견됐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엔 팔보채처럼 보였고 시간이 지나니 콧물처럼 됐다"며 "모르곤 먹어도 알고는 못 먹는다"고 했다. 문제는 이같은 점액질이 다른 캔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물질에서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A씨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곧바로 제조사에 신고했고, 제조사 측은 유통 과정에서 상하차를 하다가 제품을 쏟으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제품을 쏟을 때, 캔에 균열이 생기면서 미세하게 공기가 들어가 단백질과 공기가 만나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캔에 찌그러진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제조사는 해당 맥주를 폐기하도록 요청하고, 동일 회사의 다른 맥주 제품을 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식품 전문가는 "해당 맥주는 발포주, 즉 혼합주인데 증점제나 다른 단백질 성분이 제대로 섞이지 않은 것 같다. 독성은 없지만 제조사 조치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7일 같은 맥주에 대해 "몇 년 째 마시고 있는 맥주인데 최근에 두 번이나 이런 점액질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네티즌들도 "C 대형마트에서 보냉팩 안에 넣어서 파는 제품을 샀는데 몇 캔에서 나와서 고객센터에 접수했다", "저도 같은 대형마트에서 두 박스 구매했는데 두 캔이 그렇다"고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같은 제품의 맥주를 창고형 C대형마트에서 구매했다는 점이었고, 제조일은 올해 3월 13일, 25일 등이었다.

한편, 유통 과정에서 변질된 식품은 제조사나 구입처에서 환불, 교환을 받을 수 있으며, 제품에서 이물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 1399로 신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