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자이' GS건설, 이번엔 '中 짝퉁자이' 논란…위조 유리 수천장 '들통'

입력 2024-04-28 19:12:10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가 대거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가 대거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철근을 빠트려 붕괴 사고를 내 '순살자이' 논란을 일으켰던 GS건설이 이번엔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 품질을 위조한 중국산 유리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28일 GS건설은 3년 전 준공된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가 수천장 시공된 사실을 최근 확인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리는 수백 세대인 이 단지 전체에 걸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유리가 시공된 곳은 세대 난간과 연회장, 스카이라운지, 옥상 등이다. 일정한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강화유리가 설치돼야 하지만, 성능을 알 수 없는 중국산 제품이 설치된 것이다. 해당 유리 납품업체는 납기 등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유리 2천500장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KS마크를 위조‧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유리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저가로 낙찰된 경쟁 업체를 추적해 증거를 확보한 뒤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이 유리를 납품한 업체와 중국산 위조품을 수입한 업체는 관련 혐의로 최근 벌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시공 총책임자인 GS건설은 "시공 전 접합유리의 시험성적서 등 품질관리 절차를 준수하여 확인했으나, KS마크가 위조되었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관련 자재에 대한 성능을 조속히 확인한 뒤 결과에 따라 조처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 유리의 가짜 KS 마크는 진품과 맨눈으로도 쉽게 구분이 될 정도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 등은 GS건설의 관리 감독 소홀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연합뉴스에 "품질 마크가 위조된 유리는 안전을 보장하지 못해 작은 충격에도 파손돼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돼 관련자들을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29일 오후 11시30분경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서구 원당동의 검단 신도시 안단테 자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층 지붕층인 어린이 놀이터 예정 지점과 지하 주차장 2층의 지붕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기둥 32개 중 19개에서 주요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고 이로 인해 GS건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 사고로 GS건설은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무너진 주차장과 이미 지은 아파트 17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