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채 상병 사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

입력 2024-04-28 12:45:35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보자가 28일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혹에 대해 "아직 보고 받지 못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판사 출신 변호사로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했다.

오 후보자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인근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한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돼 굉장히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제가 처장이 되면 공수처가 독립 수사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고 효능감 있는 조직이 되도록 열심히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 상병 특검 도입 논의에 대해선 "공수처의 장으로 임명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고 정치권에서 하는 일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여권 추천 인사'인 점이 수사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질문에 오 후보자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됐고 오랜 시간을 거쳐 지명됐다"며 "여권 추천인지에 상관없이 독립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자는 또, '공수처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명 소감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 본 바로는 (공수처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효능감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수장이 된다면 조직에 기운을 불어넣고 독립 수사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조직을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판사 출신이어서 수사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유능한 수사 능력을 갖춘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또, 꼭 수사만 하는 것도 아니고 공소 유지도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제가 형사 재판을 오래 했으므로 저의 능력을 백 퍼센트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산청 출신인 오 후보자는 1998년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울산지법과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거쳐 2010년에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냈다. 2017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은 오 후보자는 법무법인 금성의 변호사로 현재까지 일해왔다.

오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려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공수처에는 채 상병 사건뿐만 아니라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사건이 여럿 걸려있어 오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외풍'을 막고 수사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