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단축' 금융권 화두로… 점심휴무 점포 확대될까

입력 2024-04-25 18:30:00 수정 2024-04-25 20:58:37

대구은행, 대구 구미 포항 등서 점심휴무 점포 10곳 운영
"소규모 점포는 범죄 취약성 높고 이용객 대기시간 길어"
금융노조, 올해부터 주4일제 도입·영업시간 단축 요구 전망

DGB대구은행은 2021년 1월부터 점심휴무 점포를 시행 중이다. 24일 낮 12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동대구로점 출입문 앞에 점심시간 휴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정은빈 기자
DGB대구은행은 2021년 1월부터 점심휴무 점포를 시행 중이다. 24일 낮 12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동대구로점 출입문 앞에 점심시간 휴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정은빈 기자

은행권에서 점심휴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당선된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이 '주 4일 근무제도'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25일 DGB대구은행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범물1동점 ▷목련시장점 ▷동대구로점 ▷범어4동점 ▷김천혁신도시점 ▷상모사곡점 ▷해도동점 ▷상대점 ▷흥해점 ▷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 등 10곳을 점심휴무 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점심시간에 3교대 근무를 하는 다른 점포와 달리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문을 닫고, 가까운 타 점포를 안내한다.

대구은행은 2021년 1월 7곳에서 점심휴무제를 시작한 이후 적용 점포를 조금씩 확대해 왔다. 적용 대상은 인근에 대체 점포가 있는 5인 이하 소규모 점포다. 소규모 점포에서 교대 근무로 일부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범죄 취약성이 높아지고, 이용객 1인당 대기시간도 길어져 오히려 불편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군부대 등의 9개 출장소에서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점심시간 동시사용제'를 시행하는 동시에 직장인이 밀집한 서울 영업점 5곳은 점심시간에 전 직원이 근무하는 '점심시간 집중근무' 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점포별 특성에 따라 영업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시간이 일반(오전 9시~오후 4시)과 다른 '탄력점포'를 확대하는 건 디지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추세다. 금융노조는 한 발 더 나아가 주4일제 도입을 요구하기로 했다. SBI저축은행은 이번 달부터 1년간 주4일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업계는 당장 금융기관 휴일을 늘리는 건 현실성이 낮다고 본다. 주4일제가 확대되더라도 은행권은 순서상 마지막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체가 가동되는 날에는 자금 거래 등 금융수요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휴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디지털 강화로 점포가 줄어드는 상황에 영업시간마저 단축하면 소비자 불편이 예상되지만 은행원 처우 문제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셧다운'이 아니더라도 휴게시간을 보장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방객 감소에 따라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대형화하면 점포별로 근무하는 인원이 늘어날 테니 자연히 교대근무를 하더라도 휴식시간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2021년 1월부터 점심휴무 점포를 시행 중이다. 25일 낮 12시 40분쯤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은행 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의 출입문이 닫혀 있다. 정은빈 기자
DGB대구은행은 2021년 1월부터 점심휴무 점포를 시행 중이다. 25일 낮 12시 40분쯤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은행 상수도사업본부출장소의 출입문이 닫혀 있다. 정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