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절반 "RE 100? 모른다"…대응력 강화 시급

입력 2024-04-24 13:20:51 수정 2024-04-24 14:52:33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국내 수출 기업 절반 이상은 'RE 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전환)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수출 제조기업 610곳 중 54.8%는 'RE100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구글 등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등 관련 관련 규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RE100 참여 기업은 지난 2014년 12곳에서 지난해 425곳으로 급증했다. 국적별로 보면 미국이 98곳으로 가장 많고 일본(86곳), 영국(47곳)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SK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총 38개 기업이 참여하며 4위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 응답 기업의 16.7%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압박받고 있다고 했다.

RE100 대응이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수출기업의 대응은 미흡한 수준이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제조 수출기업의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RE100을 이행 중인 기업들은 자가발전(60.7%·중복 응답)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고, 녹색 프리미엄(34.8%),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30.3%)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68.3%는 거래처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았을 때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다른 거래처를 물색하겠다'는 기업이 13.4%,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해외 등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겠다'는 기업이 9.5%로 나타났다. 'RE100 요구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겠다'(3.6%)는 답변도 있었다.

장현숙 무협 그린전환팀장은 "RE100 대응 등 재생에너지 조달 및 탄소 배출량 관리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고, 단계적으로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