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해외 도시개발 전담팀 '신설'…향토건설사 호재될까?

입력 2024-04-23 11:18:50 수정 2024-04-23 13:31:35

ODA·도시개발사업 수주 연계…박상우 장관 "민간의 사업진출 리스크 저감"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초청을 위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르완다를 방문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에두아르 은지렌테 총리를 만나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초청을 위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르완다를 방문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에두아르 은지렌테 총리를 만나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건설 경기 불황을 극복할 활로를 글로벌 무대에서 찾는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건설사의 외국 도시개발사업 수주를 지원할 전담팀을 신설하기로 한 것.

해외진출·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향토 건설사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23일 국토부는 "24일부터 '해외도시개발전략지원팀'(이하 해외도시팀)을 새롭게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해외도시팀을 중심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 프로그램과 협력 국가의 도시개발사업 수주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도시개발이 예상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신수도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북부 5개 지방성과 '도시성장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는 아부다비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서 스마트시티 협력을 논의 중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주택 부족 국가가 많기에 해외 도시개발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며 "주택·도시 노하우나 스마트시티를 잘 조합하면 굉장히 큰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발굴부터 사업화 협의, 파이낸싱 등 단계별로 공공이 선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민간의 사업진출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그동안 서울 대형 건설사의 도급사업 중심 국외건설 수주를 벗어나 외국 진출을 모색하는 향토 건설사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지역 건설사 가운데 외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화성산업이다.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은 2~3년 전부터 아시아 시장 첫 교두보로 인도네시아를 낙점했다. 지난해 초에는 국토교통부가 인도네시아에 파견한 '원팀 코리아'에 지방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화성산업만이 합류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 첫 외국지사를 설립하는 작업이 막바지 단계다.

다음 달에는 LH 등과 파키스탄 카라치 내 슬럼지역으로 현지 시찰도 떠난다. 지난해 말 LH가 공모한 374억원 규모의 카라치 주거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서다.

박성규 화성산업 전략경영팀장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캄보디아, 니카라과 등지 진출을 모색 중인데 가장 큰 리스크가 현지 제도와 시장 환경에 밝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기업과 비교하면 자금력과 외국 시장 노하우가 부족한 중견·지역 건설사 입장에서 공공이 리스크를 관리해준다는 것은 반길 소식"이라며 "신설 해외도시팀이 대기업 만이 아닌 지역의 건설사도 아우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