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친환경 섬유소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해양을 포함한 토양, 담수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분해가 이뤄지는 'PHA'(Poly Hydroxy Alkanoate) 소재가 각광을 받는다. 대구지역 섬유기업 '수텍스'는 PHA 원료 코팅가공원단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이목을 끌고 있다.
양성용 수텍스 대표는 "친환경 소재에 대한 연구를 장기간 진행해왔다. 기존 생분해 소재는 특수장비 내에서 붕괴가 일어나는 탓에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분명했다. 또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소재는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HA는 자연 유래 물질을 미생물 발효 과정을 거쳐 제조하고 분해 시 토양 혹은 바다에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텍스는 PHA를 활용해 섬유 코팅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기존의 PHA 제품은 소재의 열적 특성을 이용해 성형 혹은 압출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수텍스는 'PHA 수지화 기술'을 적용해 활용 범위를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양 대표는 "이전에는 화학 물질을 이용하지 않으면 흐름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가공도 불가능한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미세플라스틱 발생량 가운데 약 30%가 섬유 산업 코팅·가공 과정에서 나온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면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텍스는 연구개발을 통해 섬유 업계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부설연구소, 벤처기업, GRS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고 지난해 뿌리기업 전문기업으로 지정됐다"며 "후가공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을 갖춘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산업용 섬유, 설비 등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섬유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지역 산업계 흥망성쇠를 바라보며 신소재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결심이 섰다.
양 대표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패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전부터 막대한 예산 투자가 있었지만 결국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인프라 구축이 제때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술력을 갖추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섬유 관련 학위를 취득하고 90년대 중반에 처음 업을 접했는데 당시에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진짜 친환경을 해야한다는 확신이 있었고 세계적으로 큰 흐름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앞서 나가는 기업이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다.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지 않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선의의 강제성'이 있을 때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기반 섬유에서 가장 빨리 탈피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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