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몸 낮춘 尹…"총선 결과 겸허히 수용, 유연한 태도로 많은 소통"

입력 2024-04-16 16:36:31 수정 2024-04-16 20:28:24

총선 참패 이후 첫 '육성 메시지'…"야당과도 적극적 협력할 것"
보수진영 총선 결과 상관없이 안보·외교·국방·경제 국정 기조 유지 당부

16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을 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6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을 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결과에 대해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제17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국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민심의 따끔한 질책을 수용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은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국정파트너로서 인정하고 입법부의 협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187석에 달하는 야당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현 정부가 공을 들여온 국가 대개조 작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록 여당은 총선에서 크게 패했지만 국정에는 한 치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현재의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하고 있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자유주의 기반 시장경제체제 안착 ▷압도적인 힘에 의한 한반도 평화 유지 ▷국익 극대화를 위한 자유주의연대 외교 강화 ▷한미연합전력 극대화 등의 성과는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일전을 벌이고 상황을 언급하며 "현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는 미루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면서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총선 패배로 어수선한 여권의 분위기를 다잡고 정국주도권을 쥔 야당에 확실하게 견제구를 던진 메시지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10주기를 맞은 이날 "10년이 지났지만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상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뜻을 드린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