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야권 총선평 "유권자 다양성 대변할 제도·인물 필요"

입력 2024-04-13 15:08:45 수정 2024-04-13 16:28:35

민주당·새진보연합 등 대구 야권 선거연합…"유권자 요구 반영할 선거제도 개편 필요"
대구서 키운 인물로 치러진 선거 결과, 희망 확인…"30% 목소리 대변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후보자가 모인 대구 민주진보연합이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달구벌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후보자가 모인 대구 민주진보연합이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달구벌대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종료되고 대구 야당 정치권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대구 총선 결과에 대해 13일 대구 야권 정당 관계자들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10~30%대의 표를 얻어 변화에 대한 지역 주민의 요구를 확인했다는 평가와 함께, 유권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정치 세력을 키우고 이를 위한 정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평도 내왔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새진보연합, 진보당 등과 함께 선거연합을 꾸려 공통 공약을 내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유권자에 지지를 호소했다. 야권 관계자들은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국회의원 없이 지역이 키운 인물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음에도, 21대 총선에 이어 다시 한번 뚜렷한 야권 지지세가 대구에도 있음을 확인한 총선이었다고 정리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8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 최소 24.68%(박형룡, 달성)에서 최고 30.33%(강민구, 수성구을) 득표율을 기록했다.

◆선거판 장악한 여야 심판론 "정치인들만 관심"

달서구갑에 출마해 28.60% 득표(2만4천68표)한 권택흥 후보는 이번 대구 지역 후보들의 득표율을 보면 "지난 선거와 달리 김부겸, 홍의락 등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며 "대구에서 성장한 민주당 정치인의 역량으로 선거를 치러 대구 정치권 변화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포함한 각 당이 당장 선거를 이겨야 한다는 목표에 급급해, 지역 균형 발전이나 지역주의 극복, 저출산이나 고령화 등은 선거전의 화두가 되거나 유권자들이 투표하는데 기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긴 것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나 유권자의 피로감이 때문이지, 여야 어느 쪽도 책임 있는 정치 세력으로 역할은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사실 정권 심판은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권이나 정치인들의 요구에 가까웠다"며 "선거전에 정치 개편이나 선거제를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자는 화두가 있었다.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고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총선 전에 요청했던, 권역별 비례제나 지역구와 비례후보를 동시 등록하는 이중록제 등을 선거 제도 개혁을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이 없는 시점에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 승리의 유불리를 따져, 합리적인 논의가 어렵다"며 "민주당 경북도당에 임미애 당선자가 국회에 입성한 만큼 이러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강민구, 용혜인, 오준호 후보가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매일신문DB
지난 2일 강민구, 용혜인, 오준호 후보가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매일신문DB

◆새진보연합 "대구에서 30% 유권자 목소리 대변"

기본소득당은 '새진보연합'으로 오준호 후보가 수성구을에서 선거를 치렀다. 오 후보는 15.56%(1만4천271표) 득표율을 기록했다.

용혜인 의원이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당선자로 이름을 올려, 원내 정당 위상을 유지하게 된 새진보연합은 총선 이후 당 재정비로 바쁜 시기를 보낼 예정이다.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은 3월 초에 지역구 후보를 내고 선거를 치른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작은 정당의 당력을 모두 투입해서 치른 선거였다며, 당내에서는 총선만큼이나 지방선거와 그 이후 대선을 어떻게 치를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또한 이번 선거로 인해 승자 독식의 소선거구제 한계가 확인됐다며, 이에 유권자들도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등 다양한 원내 정당을 탄생 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당제가 고착화되면서, 다양한 유권자의 목소리가 담기지 못한다는 선거제도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두 거대 양당에 포함되지 않는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국회 비례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기준인 3% 조항 완화, 연동형 비례제의 확대, 비례 의석 확대 등 제도 개혁을 주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수에서 벗어난 30%의 목소리를 대변해 정치효능감을 만들겠다"며 "당을 떠나 실력을 보이면, 유권자들이 변화에 투표를 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구에서 대구 같지 않은 정치 메시지'를 내, 전국의 여론이나 정치 흐름에서 지역이 유리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난 4년간 원내 정치를 통해 얻었다"며 "용혜인 의원이 이런 목소리를 앞장서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선거를 치르기 위해 결성된 새진보연합의 미래에 대해 "선거 전부터 사회민주당, 열린민주당 등과 새진보연합이라는 선거 연합 정당으로 선거를 치른 뒤, 당 개혁을 단행하자는 합의가 있었다"며 "선거 연합 체제를 유지하고, 당 이름을 바꿀지 혹은 각자 기존 정당으로 돌아가서 연대할지, 기본소득당도 당명을 교체하고 새로운 체제를 선보일지 등 여러 선택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