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녀 온다고 강풍 속 공수훈련 강행…추락 사상자 나와

입력 2024-04-04 08:40:37 수정 2024-04-04 08:50:4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참관한 군사훈련 도중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던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한 북한 항공육전병(공수부대) 공수 훈련 도중 추락 사고가 일어나며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훈련 당시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김 위원장 참관이 예정돼 있어 훈련을 강행했고, 강풍으로 낙하산이 안 펴지고 서로 엉키면서 20대 초반의 어린 병사를 포함한 다수의 군인들이 추락하거나, 심한 부상을 입어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풍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음에도 김 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탓에 강행하다가 사고에 이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이튿날 기사에서 "전투원들이 우박같이 가상 적진에 쏟아져 내렸다" "완벽한 전투능력을 힘있게 과시했다"라며 훈련이 정상 진행됐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투 훈련을 성과적으로 진행한 항공육전대 전투원들"이라고 치하하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공수 강하 훈련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아 우리 군의 경우 통상 17노트, 초속 8.7미터 이상의 바람이 불면 훈련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사고가 난 지 9일 만인 지난달 24일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찾아 생활관과 식당 등을 돌아봤는데, 이는 군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활동과 군사훈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