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비난 때문인가' 尹·전공의 만남' 호소 간부 사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이 집단행동에 나서며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17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한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이 3일 사퇴했다.

전날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에게 "조건 없이 대통령을 만나달라"고 발언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의대 교수들은 일방적인 발표였다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조윤정 홍보위원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일 진행됐던 기자단 대상 브리핑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의 사퇴는 전날 진행한 브리핑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박단 대한전공협의회(대전협) 대표에게 부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분은 우리나라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라며 "그분이 박 대표를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젊은이들에게 먼저 팔과 어깨를 내밀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 1만3천명 중 대표 한 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화답했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위원장의 브리핑 직후 전의교협 내부에서는 논란이 불거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단체가 앞서 제시한 요구 조건이 있었음에도, 조 위원장이 '조건 없는 만남'을 조언하는 등 개인 의견을 공식 브리핑에서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한 의대 교수는 "전의교협 선생님들이 이게 무슨 말이냐고 난리가 났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의교협은 몇 시간 후 자료를 통해 "해당 브리핑 내용은 전의교협 소속 전체 교수들의 의견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전공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에는 대화하면 안 된다"는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월 대전협은 정부에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전면 백지화' 등 7가지 선결 조건을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조건들을 요구한 전공의들은 이후 어떤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매체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KBS에 출연해 "(대통령과 전공의 간의) 대화를 위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