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대구서 꽃피운 예술…한국전선문화관 개관

입력 2024-03-28 16:59:16 수정 2024-03-28 19:48:44

당시 후원자 구상 시인 흔적 남은 '대지바' 매입
전시공간 및 실감형 미디어아트룸 조성

한국전선문화관 전경. 대구시 제공
한국전선문화관 전경. 대구시 제공
관람객들이 한국전선문화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시 제공
관람객들이 한국전선문화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시 제공
관람객들이 한국전선문화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시 제공
관람객들이 한국전선문화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시 제공

한국전쟁 시기 피란 예술가들이 대구에서 꽃피운 독특한 문화인 전선문화(戰線文化)의 기록들을 담은 '한국전선문화관'(대구시 중구 향촌동 14-5)이 문을 열었다.

28일 열린 개관식에는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구상 시인의 딸인 구자명 소설가, 류규하 중구청장, 분야별 문화예술단체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성악가 김동녘의 가곡 공연을 시작으로 전시관 조성 공사 유공자에 대한 표창장 수여, 전시관 관람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앞서 대구시는 한국전쟁기 피란 문인들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구상 시인이 후배 문학가들과 자주 들러 전쟁의 아픔을 달래고 예술을 논했던 공간인 '대지바'를 2020년 철거 직전 매입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살려 한국전선문화관으로 조성했다.

'전선문화'란 한국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문화예술인들이 대구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꽃피운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문화예술 장르다. 한국전선문화관 개관은 이러한 전선문화의 발상지인 대구를 알리고, 향촌동 일원이 생동감 있는 문화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전선문화관의 외부 전면과 측면에는 LED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됐다. 여기에는 ▷문학(박목월, 구상, 유치환, 박두진, 마해송, 조지훈) ▷음악(김진균, 이경희, 하대응, 권태호) ▷미술(정점식) ▷무용(김상규) ▷연극(김동원) 등 분야별로 전선문화를 대표하는 예술인들이 타이포그래피 영상으로 표현된다.

1층 전시공간은 대구가 최후의 방어지로서 피란민의 도시가 된 배경을 연표 그래픽과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미디어북, 빔프로젝터 등을 활용해 1950년대 '문인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실사 크기의 구상 시인으로부터 종군작가단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2층 실감형 미디어아트룸은 1950년대 대지바를 재현한 공간으로 그 당시 대지바 분위기를 직접 느껴볼 수 있으며, 필요 시 북토크, 창작모임 활동이 가능하도록 가변형 공간 시스템을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한국전선문화관이 위치한 향촌동 일원은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당대 최고 예술인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곳"이라며 "이곳을 대한민국 전선문화와 근대문화의 상징적 거점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선문화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하절기(4~10월) 오전 9시~오후 7시 ▷동절기(11~3월)오전 9시~오후 6시다.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익일 휴관)과 1월 1일, 설·추석 당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