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는 매화와 산수유, 개나리 등 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달 말에 접어들며 봄의 전령사 벚꽃도 수줍은 자태를 드러냈다. '벚꽃 명소'인 나주 경현동 한수제 물레길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바람이 일 때마다 하얗게 꽃물결을 이룬다.
이번 주말 열리는 '한수제 벚꽃 축제'는 나주 시민은 물론 전국 상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경현동 한수제 물레길은 최근 누구나 걷기 좋은 길로 다시 태어났다.한수제 물레길은 85㏊의 호수를 나주의 진산(鎭山) 금성산이 병풍처럼 두르는 풍광을 자랑한다.나주시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공사를 벌여 지난해 7월 물레길 조성을 마쳤다.물레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m 폭의 넉넉한 길을 나무 갑판 길로 간편하게 오갈 수 있다.
시작점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또 다른 주차장까지 가는 1구간(0.8㎞)과 숲속 길을 걷는 2구간(0.7㎞)을 합하면 1.5㎞ 구간을 20분 안팎 걸을 수 있다. 금성산 임도로 이어지는 3구간(1.7㎞)으로 빠졌다가 돌아오면 모두 4600보 거리에 달하는 3.2㎞를 걸을 수 있다. 갑판 길이 밋밋하게 느껴질 때 금성산 숲길로 돌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한수제 벚꽃 축제
한수제 주변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쉽게 물레길로 진입할 수 있다. 한수제는 눈발처럼 날리는 벚꽃을 보기 위한 방문객으로 3~4월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곳 인근에는 2개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봄 여행 명소였던 한수제는 여러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사계절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책길이 됐다.
드넓은 호수를 누워서 조망할 수 있는 침대형 의자와 야외 탁자, 그늘막 등이 길 곳곳에 설치됐다. 수변에는 LED 조명과 열주 등이 설치돼 밤 운치를 더한다.한수제 바로 옆에는 경현동 인공폭포가 있다. 이곳은 주차장과 화장실을 갖췄다.
4월부터 10월까지 이곳을 찾으면 높이 19m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950년대부터 채석장이었지만 1972년 채석이 중단되면서 빈터로 남았다. 나주시는 지난 2022년 5월 채석장이 있던 곳에 인공폭포를 마련해 볼거리를 만들었다.
한수제는 높다란 왕벚나무 340그루가 둘러싸고 있다. 이 밖에도 느티나무, 배롱나무, 왜성수크령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한수제 물레길 인근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탁 트인 통창을 액자 삼아 호젓한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꽃 피는 계절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나주곰탕 골목에 들러 배를 든든하게 채워도 좋다. 물레길 인근 반경 500m 안에는 나주향교와 금성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김준호 나주시 안전도시건설국 도시과 차장은 "한수제 물레길은 지난 2018년 금성산 나눔숲체원 진입도로 공사를 계기로 순환형 산책로로 거듭났다"며 "물레길에서 시작해 경현동 인공폭포, 생태 물놀이장, 국립숲체원, 금성산으로 이어지는 여행 구간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광주일보 백희준·김민수 기자 bhj@kwangju.co.kr
'전라도 천년 목사골' 나주는 경현동 벚꽃거리 외에도 둘러볼 곳이 꽤 많다. 나주곰탕과 수육 한 그릇에 든든히 배를 채우고 한수제 한 바퀴를 돈 뒤 역사문화도시 명소를 둘러보다 보면 하루가 짧다.
◆'57년 만에 전면 개방' 금성산
해발 451m 금성산은 한수제와 마주 보고 있는 나주의 대표적인 진산(鎭山)이다. 고려 시대부터 전국 8대 명산으로 불렸으며 고려 충렬왕 때엔 '정녕공'(定寧公)이라는 작위를 받을 정도로 영험한 기운과 역사적 위상을 갖춘 산이기도 하다. 이곳은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지난 57년간 1월1일 해맞이 행사를 빼고는 산 정상부 등반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주시와 군부대 간 협약을 통해 새 등산로를 개설하면서 지난 2월 개통식 이후 산 정상부가 상시 개방됐다. 국립나주숲체원, 생태 숲, 생태 물놀이장 등 산림휴양·여가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 최대 규모 객사 금성관
나주곰탕을 맛보기 위해 곰탕 거리를 찾은 방문객이라면 금성관의 웅장한 규모에 반해 한 번쯤은 들러봤을 것이다. 금성관은 나주가 역사적으로 호남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사 유적이다.
예로부터 외국 사신이나 정부 고관이 방문했을 때 묵었던 객사였다. 금성관은 조선 시대 객사 건물 중 가장 큰 규모로, 2019년 보물 2037호로 지정됐다. '나주 답사 1번지'로 꼽히는 금성관 인근에는 나주목사내아, 목문화관, 나주향교 등이 있다.
◆'사진 맛집' 산림자원연구소
나주에 있는 전남산림자원연구소(빛가람 치유의 숲·산포면 산제리)에서는 잘 꾸며진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메타세쿼이아길과 향나무길은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된다.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산림 치유와 숲 해설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주변에는 다도 도래한옥마을, 산포 화지 홍련마을 등 볼거리가 있다.
◆국립나주박물관·반남고분군
전라도 정명 천 년의 중심, 나주의 역사를 알아보기에는 국립나주박물관(반남면 신촌리)만 한 곳이 없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영산강 유역 고대 고분 문화를 보존·연구·전시·교육하는 고고학 전문 박물관이다. 주변에는 고대 영산강 유역에서 꽃피운 마한 문화를 상장하는 고분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상설전시실, 어린이 박물관, 개방형 수장고, 실감 콘텐츠 체험관 등을 갖췄다. 고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최근에는 박물관 전체가 새롭게 단장했다. 인근에는 삼한 시대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전남도 기념물 '자미산성'이 있다.
◆영산포 등대·황포돛배
나주를 아우르는 영산포는 나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영산포 등대는 일제강점기 영산강의 가항종점인 영산포 선창에 건립됐다. 1989년까지 수위 관측시설로 사용됐으며 현존하는 유일한 내륙 등대 시설이다. 당시 번영했던 영산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황포돛배는 영산강이 바다와 통하던 시절 생필품을 실어 나르던 황토로 물들인 돛을 단 배다. 1977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으나 2008년 부활해 그 옛날의 추억을 싣고 영산강을 유람한다. 비단 물결 따라 유람하는 황포돛배 체험과 알싸한 향기가 풍기는 숙성 홍어 시식은 나주 여행의 백미(白眉)다. 주변에는 영산포 역사갤러리, 영산포 철도공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등이 있다.
◆빛가람 호수공원·전망대
번지르르한 신축 건물이 즐비한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는 천년 고을 나주와 또 다른 인상을 준다.
혁신도시 가운데에는 빛가람 호수공원과 전망대가 있다. 베매산 정상부 20.7m 높이의 전망대는 혁신도시의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도시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공원에서는 어린이 놀이시설, 숲 체험원, 공연장 등 다양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여름과 가을 공원 가운데서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는 음악분수는 밤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반도 지형 성지 '동강 느러지 전망대'
느러지 전망대는 영산강 하류 지점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를 또렷하게 전망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대표적 한반도 지형으로 알려진 강원도 영월 동강과 비교해 강폭이 500~600m 이상으로 넓어 웅장함이 느껴진다. 6월엔 형형색색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수국 길이 펼쳐진다. 느러지 전망대를 찾으면서 우습제 생태 공원, 식전 바위,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를 둘러봐도 좋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광주일보 김민수 기자 km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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