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화" 손 내밀었지만…의료계는 속내 복잡

입력 2024-03-25 16:42:10 수정 2024-03-25 20:19:33

전의교협`의협`전공의 생각 달라…정부·여당 ‘파국 막는 중재’ 총력
전의교협·의협·전공의 생각 다 달라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가능성이 조금 열리면서 그 대화가 언제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유연 처리 지시'와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만나 최근 의(醫)·정(政)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 것과 관련해 양쪽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대 증원'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고, 의료계는 전공의, 대한의사협회(의협), 전의교협 등의 의견이 제각각인 상황이라 빠른 시일안에 대화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대화 준비 환영"·여당 "바로는 안 될 듯"

2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어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대화가 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전의교협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25일 한양대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의정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파국을 막기 위한 중재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고, 그런 중재가 필요하다는 간절한 호소를 제가 들은 것이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 어떻게 한 번에 모든 게 다 끝나겠나"라고 답했다.

◆ 각기 생각 달라 복잡해진 의료계

의료계는 입장이 복잡하다. 전의교협, 의협, 전공의들의 생각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모두 증원 철회와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25일 "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백지화가 '0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적 사실과 정확한 추계, 현재 교육 및 수련 여건에 기반한 결과가 나오면 누구나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전의교협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류옥하다 전 대전성모병원 전공의는 전의교협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간담회에 대해 "정부의 대화 언급은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며 노비와 같은 전공의들과의 대화는 거부한 채로 마름이나 지주와 머리를 맞대는 것에 황당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창 차기 회장 선거가 진행중인 의협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화 논의가 의협 내 극소수는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의협과 얘기가 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차기 회장이 어떻게 하자고 할지에 따라 협의체 참여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지금의 대화 제의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지율 관리용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대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