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차량기지 통합이전 제안에 동구·달서 모두 ‘환영'…대구시 "타당성 검토 필요"

입력 2024-03-17 16:21:39 수정 2024-03-18 10:42:04

안심·월배 통합 이전 제안에 동구·달서구 "찬성…후적지 개발 고민"
대구시 "국가산단 역사 신설 필요성은 인정…타당성 검증이 우선"

대구 제2국가산단이 들어서는 달성군 옥포읍 본리리 일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차량기지 이전안. 달성군 제공.
대구 제2국가산단이 들어서는 달성군 옥포읍 본리리 일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차량기지 이전안.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이 제안한 '월배·안심차량기지 통합이전' 안은 월배와 안심차량기지를 달성군 옥포읍 본리리 일원에 통합 이전하고, 그 대가로 도시철도 1호선을 옥포까지 연장하는 한편 관련 역사도 신설하는게 골자다.

달서·동구 주민들의 '차량기지 이전'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 당사자인 달서구와 동구는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대구시도 구지에 있는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직원들의 대중교통 수요와 추가 역사 필요성을 이해한다며 호응했다. 대구시는 다만 타당성과 사업비, 수요 등 사전 점검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달서구 숙원 '월배 차량기지 이전사업', 동구 반발 부딪히며 답보

월배차량기지는 1997년 도시철도 1호선 개통과 함께 조성된 이후 전동차 소음, 분진 등의 문제 탓에 지역 주민들에게 기피시설로 꼽혀왔다. 차량기지 이전은 2000년대 들어 월배지역 택지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됐다. 전동차 소음 등의 이유로 차량기지를 이전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빗발쳤다.

이후 차량기지 이전은 지역 정치권의 단골 공약이 됐고, 민선 7기 권영진 전 시장의 공약에도 포함돼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구시는 2018년 월배차량기지 이전 및 후적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3억원을 들여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2021년 용역을 통해 '월배차량기지를 동구의 안심차량기지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이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동구 주민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달성군, BTL 사업방식 제안…후적지 개발 병행해 민간사업자 참여 유도

올해 초부터 달성군은 대구시 측에 통합이전 방안을 건의해오다 지난 14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시장, 구청장·군수 정책협의회'에서 대구시에 통합이전 안을 공식 제안했다.

달성군이 제안한 BTL 사업방식은 민간사업자가 차량기지를 건설한 뒤, 소유권을 대구시에 양도하고 일정기간 시설관리운영권을 가지면서 대구시로부터 건설비용 등을 받는 형태다.

민간자본을 이용해 통합 차량기지를 건설하고 후적지(월배·안심 차량기지) 매각 수익으로 도시철도 연장과 통합차량기지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에 대구시 재정부담이 불필요하다는 게 달성군의 설명이다.

후적지 개발사업을 병행하게 되면, 민간사업자의 높은 참여도가 예상되며 행정절차 간소화로 약 2년 만에 빠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통합차량기지 건설로 차량기지가 일원화되면 운영 효율성은 오르고 비용은 절감돼 연간 42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며 월배차량기지 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수선 비용 약 200억원 절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달서구·동구 '찬성', 대구시 "타당성 검토가 우선"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놓고 대립을 이어왔던 동구와 달서구는 달성군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애초 안심차량기지로 통합이전이 추진됐다가 동구 주민 반발에 부딪히며 답보상태에 빠져 있던 탓에 이번 제안에 동구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동구청 관계자는 "안심차량기지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찬성"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적지 개발을 논의할 때 시에서 동구청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달서구 역시 차량기지 통합이전은 찬성하는 한편 '후적지 개발에 주민 요구 반영'을 요청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월배차량기지가 도심에 있는 것보다 외곽지로 옮겨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면서 "다만 민간개발보다 공공개발을 통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복합 문화시설 등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기존에 계획했던 월배차량기지 안심 통합이전 안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현재로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남아있는 내구연한 동안 이전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재 월배차량기지 내구연한은 13년 가량 남은 상태로, 이전 사업은 중장기 과제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 달성군이 요구한 도시철도 1호선 연장안은 대구시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야 하고, 때문에 사업 타당성 수요, 재정 여건, 사업비,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대구시 입장이다.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 중인 대구산업선 철도 예정 구간과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이 중첩되는 문제도 해결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국가산업단지가 설화명곡역과 달성군청역 사이에 있는데, 산업단지 안에 도시철도 정차 역이 없는 상태다. 시는 역사 신설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대구산업선으로 산업단지 내 역을 신설할 지, 통합차량기지 이전 대가로 도시철도 1호선 역사를 추가 신설할 지에 대해서도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그러면서 시는 통합차량기지 이전 방안과 도시철도 연장은 아직 후속 절차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사업 타당성과 방안에 대한 검토와 분석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은 "산업단지 내 도시철도 역사 조성 필요성은 인정된다. 다만 달성군에서 제안한 부분이 타당성이 있는지 조만간 전문가들과 검증을 해보겠다"면서 "달성군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오는 2030년 완공 예정인 만큼 이 시기에 맞춰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