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언제까지?…갈 곳 잃은 환자들, 전문병원으로 몰린다

입력 2024-03-14 10:01:49 수정 2024-03-14 10:12:59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8 아트스퀘어 앞 광장에서 대구시의사회·경북도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8 아트스퀘어 앞 광장에서 대구시의사회·경북도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stop! 의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대시민 설명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포함된 '의료개혁 4대 패키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공백기가 길어지자 특정 질환이나 진료과목에 특화된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전문병원 보상을 강화하고 필수 의료 특화 2차 병원을 육성하는 등 의료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개최 후 브리핑에서 "비상진료체계 가동 이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집중이 완화하고, 환자 중증도에 적합한 의료전달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우리 의료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뇌혈관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에는 총 12개 진료 과목에 전문의 36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병상 가동률은 일반병실 70.1%, 중환자실 81.4% 수준에 그쳤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일반병실과 중환자실의 일평균 수용률은 전공의 파업 사태 이전보다 각각 14%, 15%가량 증가했다.

또 서울 성동구 베스티안서울병원 역시 전공의 파업 후 내원하는 화상 관련 환자들이 증가했다. 베스티안서울 병원에 있는 화상 전문병원 두 곳 중 한 곳으로, 외과, 응급의학과 등 전문의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총리실 영상회의실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총리실 영상회의실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명지성모병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 강소 전문병원의 수가를 높여야 한다며 전문병원 육성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 기능과 종합병원의 중등증 환자 진료 기능을 강화하고 동네 병의원은 경증 환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2차 병원 의뢰서가 있어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각급 병원들이 병원 규모가 아니라, 병원 실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전문성을 갖춘 강소 전문병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