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국민공천, 무연고 낙하산 우려…유권자, 주민에 대한 예의 아냐

입력 2024-03-07 18:13:04 수정 2024-03-07 19:17:34

"지역 사정 공부하면서 의정 활동 시작할텐가" 비판, 지역에서 주민들과 동고동락해 온 정치 신인 낙담 우려

국민의힘 홈페이지 공지 내용
국민의힘 홈페이지 공지 내용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구 영동 남문시장에서 예비후보들과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구 영동 남문시장에서 예비후보들과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국민공천제 강행에 해당 선거구 지역민들이 '낙하산 인사'의 공천을 우려하며 단단히 화가 나 있다. 모든 절차가 '깜깜이'다 보니 지역민, 유권자들은 "후보 결정 과정에 지역 주민의 의사가 전형 반영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아무리 당의 강세지역이지만 선거를 한 달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서 중앙당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고르겠다는 것은 공천권을 따기 위해 일찌감치 주민들과 소통한 예비후보는 물론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주민을 대표하는 '선량'이 지역을 공부하면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4·10 총선 '국민추천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화했다.

당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8, 9일 이틀 동안 신청자를 접수하고 비공개 면접을 거쳐 오는 1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지역은 대구 북구갑과 동구군위갑 등 대구 2곳을 포함해 모두 5곳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제3자도 (후보) 추천이 가능하고 비공개로도 추천이 가능하니 주변에 많이 알려주고 추천이 많이 되도록 해 달라"며 "가급적이면 젊고 쨍한 분들이 많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선 말만 국민공천이지 실제 작동원리는 '밀실' 전략공천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중앙당이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무감동 공천'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공천=당선' 분위기가 완연한 텃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중앙당의 바람몰이를 위한 인재등용은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활용하고 텃밭 유권자들에 대한 무례는 멈춰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공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당의 국민공천제는 자칫 해당 지역의 정치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에서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정치수업을 해 온 신인들의 희망을 꺾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앙당의 필요에 의해 지역 사정도 모르는 인사가 국회의원으로 날아들면 해당 지역에서 착실하게 바닥 민심을 챙기며 정치적 꿈을 키워 온 신인들이 설 땅과 희망을 잃게 된다"며 "보수정당이 텃밭에 할 일은 더욱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