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일자리 사업, 말로만 '전문역량 발휘 기회'… 절반 이상 공원관리·환경정비

입력 2024-03-07 17:53:23 수정 2024-03-07 21:39:09

2017년 출발 '행복더하기' 사업, 전문 역량 요구하는 업무 적고 지원자도 적어
수성구청 "올해 예산 삭감 영향, 인센티브 지급 등 우수인력 유치방안 강구할 것"

대구 수성구청 전경. 대구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청 전경. 대구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가 구민들에게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시작한 사업이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는 단순 업무가 과반이고, 전문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업무는 지원자가 적은 탓에 재공고를 내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는 '행복더하기' 일자리 사업에 올해 구비 4억4천400만원을 들여 주민 32명을 채용, 26개 사업에 투입한다. 채용된 인력은 8개월 간 부서별로 배치돼 구청 업무를 하며 시간당 9천860원 최저 임금을 받는다.

행복더하기 일자리 사업은 수성구 자체 사업으로, 전문성을 요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주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청 업무에도 도움을 받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7년 시작했다.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전문적 일자리 제공으로 참가자의 내적 만족도 역시 높이겠단 사업 취지는 무색한 실정이다. 올해 사업 26개 가운데 13개는 공원 관리 및 환경정비, 주민 공유 공간 관리 및 안내, 하천변 경관 조성 및 시설 관리 등 단순 업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전문성 등 역량을 요구하는 수성못 관광안내소 운영, 한국전통문화체험관·공연장 운영, 공공공주택 커뮤니티센터 돌봄지도사 등은 지원자가 적어 재공고를 낸 상황이다. 단순노무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공원관리 및 환경정비 사업 15명은 빠르게 채용을 완료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성구는 수성못 관광안내소 운영 업무의 경우 관광통역안내사 또는 국내여행안내사 자격증 갖고 있는 사람으로 지원 요건을 두는 바람에 지원자가 1명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통문화체험관·공연장 운영 업무에는 3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가 없었고 공공주택 커뮤니티센터 돌봄지도사 1명도 취업으로 인해 임용을 포기하면서 재공고를 진행 중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예년보다 올해 많이 줄어들었다. 올해 긴축 재정으로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라며 "추후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면 실제 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수를 늘리고, 임금과 별개로 인센티브 지급하는 등 우수 인력 유입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