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속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 논란에
유튜브 ‘사투리 강의’ 인기 동영상으로 떠올라
엉터리 경상도 사투리까지도 밈으로 유행
“풍성한 언어에 감탄” 사투리 매력에 빠져뿟네~
안녕하시소. 오늘은 사투리 특집이라예. 요새 TV고 유튜브고 마카다 갱상도 사투리 난리인거 아는가 모르겠심더.
뭐 "깔끼하꼬로무~" 카면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투리가 유행하는가 하마,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고마 아직도 사투리 제대로 못써가 욕먹고, 또 그거를 제대로 짚어준다꼬 유튜브에서는 요새 사투리 강의도 한다캅니더.
우야든동 사람들이 갱상도 사투리 안잊아뿌고 계속 써주이 좋기는 좋더라만은, 이왕이면 잘썼으면 하는 게 다 같은 마음 아이겠심꺼. 요새 사투리가 와이래 난리인지, 사투리 매력이 무신지 읽어보고,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본 사투리 능력고사도 함 풀어보이소~

◆다들 사투리 매력에 빠져뿟네~
그동안 우리는 참 많이 참았지예. 드라마, 영화에서 무신 외국어맹키로 사투리 희한하게 써도 고마 그러려니 했지예. 근데 최근에 이 대사에는 다들 참을 수 없었다 캅디더.
"내 니 좋아했다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라는 드라마에 나온긴데, 억양이 영 이상했나봅니더. "저기 어데 사투리고", "몰입이 안된다", "차라리 서울말 써라" 등 SNS에는 찐 경상도 사람들의 집단 분노가 줄을 이었습니더.
"경상도 사람으로서 TV에 나오는 사투리를 보면 민망하고 불편한 감정이 들 때가 많았다. 가끔 내가 하고 있는 사투리가 저렇게 들릴까? 우려스럽기도 했다"며 "사투리 연기를 하고자 한다면 제대로 연습해서 써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전에 고(故) 김지영 배우는 서울 사람인데도 대구면 대구, 부산이면 부산에 맞게 경상도 사투리를 참 잘했다."(백정미(55·대구 수성구) 씨)
그런가하마 어떤 유튜버는 자신이 부산 출생임을 호소(?)하면서 엉터리 사투리를 써제끼는데, 이 밈(meme)이 유행을 타뿟따아입니꺼. "맛꿀마(맛있다)", "깔끼하네(좋다)", "싸삐리다(돌아보다)" 이카는데, 문제는 이기 진짜 사투리인 지 아는 아들도 있다는 깁니더. 그래서 이거를 보는 시선도 좀 갈리는 것 같더라고예.
"일단 귀엽고 웃기다. 경상도 사투리가 다른 지역 사투리보다 유독 패러디가 많이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관심이랑 주목도가 높은 게 아닐까 싶어 뿌듯하다."(김세연(30) 씨)
"찐 경상도인으로서 불편한 기분이 먼저 든다. 외계어처럼 쓰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게 비하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이 모(38) 씨)
그래서 요새 유튜브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제대로 짚어주는 사투리 강의도 인기입니더. 우리도 점점 안쓰고 잊아뿌는 사투리들을 상황별로, 표현별로 우째 그래 쏙쏙 잘 소개해주는지. 감탄 천지인 댓글 보고 있으면 좀 자부심도 생기는 것 같고 그렇습디더. 댓글 하나 읽어보실래예.
"재미로 보기 시작했지만 볼수록 사투리 보존이 정말 중요하다는 깨달음에 도달했습니다. 지방도 소멸한다 그러고, 젊은이들도 사투리를 적게 쓰니깐 걱정되네요. 사투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풍성한 우리 언어인지 새삼 감탄합니다. 저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투리 컨텐츠 계속되길 기대합니다."

◆사투리 자부심 뿜뿜
그라믄 와 다들 경상도 사투리에 이래 열광하는지! 매력 한번 정리해봤어예.
첫번째는 효율성입니더. 예로 '가'가 있지예. '그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구나'는 '가가 가가', '그 사람이 가져가서'는 '가가 가가가', '그 사람이 성이 가 씨인 그 사람이냐'는 '가가 가가 가가'. 세상에, 14글자를 6글자로 줄여뿐다 아입니꺼. 또 '뭐한다고 이런걸 다 주니'는 '에헤이', '이모님, 여기요'는 '예?!'로만 말해도 다 통하지예.
두번째는 모든 단어의 구분이 가능하다는 겁니더. 한때 발음이 같은 숫자 2랑 영어 E를 사투리로 구분해서 말할 수 있다는 거에 서울 사람들이 새삼스레 놀랬었지예.
요새는 뭐 말하는지 압니꺼. 경상도 사람들은 '사회'랑 '연기'를 다 구분해서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더. 식 진행할 때 사회, 우리가 사는 사회, 4번을 뜻하는 사회(4회) 전부 말할 때 다르지예. 불 피울 때 나는 연기, 뭘 미루는 연기, 배우들이 하는 연기 이것도 다 다른데, 서울말로는 다 똑같은 억양으로 말한다캅니더. 어깨 쫌 으쓱하십니꺼.
세번째는 표현력입니더. 삐까삐까하다(비슷하다), 우리하다(어떤 부위를 콕 집어서 아픈게 아니라 그 부위 전반에 걸쳐 우리~하게 아픈...대체불가한 말), 짜달시리(별로), 파이다(별로다), 내나(다름이 아니라, 결국, 그게 그거, 이거나 그거나), 티미하다(둔하고 어리석다), 문때다(문지르다), 걸거치다(걸리적거리다) 등 그 느낌을 살린 풍부한 표현들이 얼마나 넘칩니꺼. 말할수록 정감 가는 건 덤이고예.

◆이 정도는 호리뺑뺑이지예? 함 풀어보시소.
[사투리 능력고사]
1. 다음 대화에서 빈 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A: 점심 뭇나?
B: _____. 안뭇다.
①어 ②어어 ③어어어 ④어어어어 ⑤어어어어어
▶정답: ③
▶해설: '아니'라는 뜻이 들어가야 하는데, 답의 핵심은 억양이다. "어→어↑어↓".
2. 다음 대화에서 빈 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니 그렇게 아 안았다가는 ____.
①포시랍다 ②널쭌다 ③헐빈하다 ④엉기난다 ⑤애비다
▶정답: ②
▶해설: ①포시랍다=귀하게, 호강스럽게 ②널쭌다=떨어뜨린다 ③헐빈하다=비어있다, 허전하다 ④엉기난다=지긋지긋하다 ⑤애비다=야위다
3. 다음 사투리 중 올바른 대화는?
①A: 니 뭐 뭇노? B: 어 먹었어.
②A: 거 휴대폰 좀 도. B: 나도 좋아.
③A: 지금 학교가. B: 어 가고 있어.
④A: 니 뭐 뭇나? B: 안 먹었어.
⑤A: 말라꼬 그카노. B: 나 살빠졌어?
▶정답: ④
▶해설: ①'니 뭐 뭇노?'는 어떤 음식을 먹었냐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먹었다는 답이 나와야 한다. 정답인 '니 뭐 뭇나?'와 헷갈릴 수 있는데, 이는 (뭘 먹었든 간에) 말 그대로 뭘 좀 먹었냐는 말이다. ②'좀 도'는 '좀 줘'다. 응용 버전으로 '말해도(말해줘)', '돌리도(돌려줘)' 등이 있다. ③'지금 학교가'는 지금 학교 가고 있니?가 아니라 지금 학교에 있냐는 뜻. ⑤'말라꼬 그카노'는 '뭐하려고 그러냐'는 뜻.
4. 다음 문장을 올바르게 해석한 것은?
ㄱ. 갸는 와그래 깰받노=걔는 왜 그렇게 게으르니
ㄴ. 짜달시리 안가도 될낀데 나노이소=굳이 안가도 되는데 놔두세요
ㄷ. 오그락지 와이래 짭노 물씬다=오징어 짜서 물린다
①ㄱ, ㄴ ②ㄴ, ㄷ ③ㄱ, ㄷ
▶정답: ①
▶해설: '오그락지 와이래 짭노 물씬다'는 '무말랭이가 왜 이렇게 짜니. 물 쓴다(물 많이 먹는다)'는 말이다.
5.(주관식) 다음 말들을 사투리 한 단어로 줄이면?
하지마, 그만해, 조용히해, 시끄러워, 너 짜증나, 가만히 좀 있어줄래?, 자꾸 까불래?, 넌 애가 왜 그래?, 그렇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정답: 쫌!
▶해설: 해설이 필요 없는 말. 단어 하나면 다 되는 사투리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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