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쌤의 리얼스쿨] 신입생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첫걸음

입력 2024-03-05 06:30:00

3월은 행복한 학급 만들기 위한 준비 시간
시간 지키기, 화장실 가기, 모둠 활동하기 등 배울 게 산더미

2023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해 3월 2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샘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입학식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023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해 3월 2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샘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입학식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학급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3월 버릇 일 년 간다'로 바꿔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상황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3월 한 달이 일 년을 판가름 낸다'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빡빡하게 계획돼 있지만, 3월은 교과 수업 진도를 못 나가게 되더라도 아이들과 행복한 학급을 만들기 위한 학급 규칙과 필요한 약속을 함께 정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 중에선 이때 못한 공부는 언제 하냐고 걱정할 수 있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방법으로 성취기준에 도달하도록 준비하는 방법도 있고, 학기 초 학급 세움 주간을 지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사실 교과서로 하는 공부 말고도 약속과 규칙을 정하는 활동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공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렇듯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새 학기를 준비할 기회와 시간을 꼭 갖기를 권한다.

◆시간을 지키는 것… 사회인의 기본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간 지키기'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등하원 시간을 지켰지만, 출결 사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는 건 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 그렇기에 신입생에게 등하교 시간을 잘 지키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위한 기초 기본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늦잠을 자거나 아침에 시간 맞춰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다른 습관보다도 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는 시간을 정해 놓고, 알람을 맞춰 스스로 일어나거나 스스로 하지 못한다면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 곧바로 화장실에 간다고 약속하든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서 각자 원하는 방법에 따라 해보고 아이에게 맞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천을 함에 있어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화장실 가는 것도 '사회 공부'

다음으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 사용법이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고 뒤처리나 물 내리기 등을 잘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극적인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용변이 급해도 말을 못 해 옷에 실수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보건실이나 저학년에 여분의 옷을 준비해서 갈아입히기도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가정으로 연락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실수가 아니라 이 실수를 대처하는 방법에 있다.

담임교사들은 아이에게 혹여 상처가 될까봐 최대한 다른 학생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교사인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음을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화장실 사용에 대한 힘든 경험을 되도록 겪지 않 가정에서 화장실 사용법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 더구나 저학년이라도 남녀에 대한 성개념이 있으므로 여교사가 남학생을, 남교사 여학생의 화장실에서 용변 실수를 도와주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직은 낯선 '짝', '모둠'… 사회성 기르기엔 필수

사회성, 즉 친구와 잘 지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에는 짝이나 모둠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하는 것보다 협력하면 수월한 점도 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때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고집을 부리거나 훼방을 놓는 등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교사가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고집을 피우며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고 우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행동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갑자기 나타나기보다는 가정이나 유치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기보다 상황에 맞게 어느 정도까지 해줄 수 있는지 명확한 한계를 정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문제 해결 경험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학교에서 이런 부정적인 행동들을 자주 하는 경우에는 담임교사가 학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가정과 연계해서 지도하는 것에 대해 의논을 하기도 한다. 이때 학부모는 내 자녀에게 부당하거나 차별대우하는 게 아닌지 걱정하기도 하지만, 자녀의 문제 행동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고 협조하는 것이 좋다.

앞서 이야기한 것들 외에도 학생들은 교통이나 실내생활에 대한 안전교육, 건강을 위한 각종 예방교육과 식생활 습관, 발표방법, 책상 및 사물함 정리정돈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된다. 같은 내용을 지도해도 배우는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어른인 교사나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배운 것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의 긍정적 기대와 아이의 주도성이 만날 때 비로소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고 힘이 되는 자존감을 기르게 된다. 자존감이야말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임을 부모로서, 교사로서 다시금 느낀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