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공백에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순직할 지경"…의대교수의 호소

입력 2024-02-27 20:18:29

조용수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 페이스북 캡처
조용수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 페이스북 캡처

한 대학병원 교수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의료공백으로 육체적 힘겨움을 호소하면서 "사직하기 전에 순직하겠다"고도 토로했다.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라고 글을 썼다.

그는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냐"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의료공백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진 점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고 했다.

이어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더라"며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 한 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게는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라고 했다.

조 교수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 따름"이라며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이 8일째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의대 증원 규모 2천명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지금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라는 건가"라며 조정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