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해 의료 대란이 우려된다. 대형 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30~40%에 이르는 전공의들이 근무를 하지 않을 경우 환자 수술 및 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 의과대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의사 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벌어진 사태다.
지난 16일 '빅5' 병원(서울의 5대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등 다른 지역 병원 전공의들도 동참할 조짐이다. 이미 사직서 제출은 시작됐지만,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상당수 전공의들은 복귀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반발 기류가 커서 집단행동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병원들은 환자의 수술과 입원 일정을 조정하고 있지만, 집단행동이 확대되면 진료 차질과 수술 지연 등 사태는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정부는 '기계적 법 집행' '면허 취소' 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임 정부가 2020년 의대 증원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강 대 강' 대치로 애먼 환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정부는 응급 및 중증 환자의 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 집단행동에 대해선 원칙으로 대응하되,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관련해 열린 자세로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의대 정원 확대에 우호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고 답했다. 환자·시민 단체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부정적인 여론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집단행동보다는 국민 설득이 먼저다. 그런데도 의협 회장을 지냈던 인사들이 SNS에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올려 비난을 샀다. 이래서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나. 의사 단체는 환자를 볼모로 한 집단행동을 멈춰야 한다. 국민 건강권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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