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싱크탱크 IISS "작년 세계 국방비 전년보다 9% 증가"
중국 패권 야심·북한 도발에 대만·한·일 국방비 늘어
미국 포함 나토 방위비가 57.8%…러, 우크라서 전차 3천대 손실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 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긴장 등 전 세계 안보 불안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세계 각국 국방비 지출 총액은 2조2천억 달러(약 2천930조원)로 전년보다 9% 증가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 이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 지출했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3.36% 수준인 9천억달러(약 1천200조원)로 40.5%를 차지했고, 나머지 나토 회원국이 17.3%였다. 나토에 중국(10%)과 러시아(4.8%)까지 포함하면 세계 국방비의 70%가 넘는다.
바스티안 기게리히 IISS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이란의 대미 저항세력 결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야심 등이 전략적 불안정성과 세력 경쟁의 새로운 시대"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안보 긴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바쁜 또 다른 한 해를 보냈고 이동식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로 보이는 미사일을 공개·실험했다. 한국의 대통령은 한때 자체 핵 프로그램 추진 아이디어를 냈다"고 짚었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 국방비가 29년 연속으로 늘어 지난해 1조5천500위안(약 286조원)으로 아시아 지역의 43%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전력 증강이 이웃 국가들의 국방비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대만은 올해 GDP의 약 2.6%인 6천68억 대만달러(약 25조원)의 사상 최대 국방 예산을 발표했다.
여기에 북한 도발이 더해져 한국과 일본도 국방 지출을 늘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는데, 국방예산을 총 348조7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일본은 2022년 11월 공개한 계획에서 2027년까지 GDP의 2%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렸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위협의 영향으로 국방비가 늘었다. 미국 외 나토 동맹국들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국방비를 32% 늘렸다. 나토 국방비 목표인 GDP의 2%를 달성한 유럽 동맹국은 2014년 2개국에서 2022년 8개국, 지난해 10개국으로 늘었다.
러시아는 연간 정부 지출의 30% 이상인 1천80억 달러(약 144조원) 국방에 쏟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국방비는 우크라이나(310억달러·41조원)의 3배를 넘었다.
연구소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다른 나라의 군비 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벤 배리 IISS 선임 육상전 분석가는 "우방국들이 정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바라는지가 문제"라며 "우크라이나가 이기기를 바라면 지난해 한 지원을 두 배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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