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바친 소방영웅 오랫동안 기억해야" 슬픔 빠진 구미소방서 분향소

입력 2024-02-02 13:46:54 수정 2024-02-02 19:31:19

2일 오전 9시부터 김수광 소방장·박수훈 소방교 추모
근무 마치고 온 동료, 비통한 소식 듣고 찾아온 시민 등 눈물

2일 오전 9시 문경 공장 화재 순직 소방공무원 분향소가 구미소방서 3층에 마련됐다. 이영광 기자
2일 오전 9시 문경 공장 화재 순직 소방공무원 분향소가 구미소방서 3층에 마련됐다. 이영광 기자

2일 오전 9시쯤 경북 문경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의 분향소가 마련된 구미소방서 3층. 이곳은 하늘의 별이 된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박수훈(35) 소방교와 김수광(27) 소방장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슬픔에 잠겨 훌쩍이는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구미소방서 3층에 마련된 분향소는 당직 근무를 마치고 온 동료 대원부터 비통한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순직한 김 소방장과 소방학교 입교 동기인 임성준 소방교는 분향소를 방문해 "입교할 때부터 남달랐고 항상 밝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소방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며 "비보를 접하게 돼 너무 슬프고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수광 소방장은 초·중·고교를 모두 구미에서 졸업한 '구미의 인재', '구미의 아들'로서 이른 나이에 순직한 비보가 알려지며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움이 더욱 크게 전해지고 있다.

특히 김 소방장은 20대 초반이던 2019년 소방 공개경쟁 채용에 임용돼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한 번에 따고 구조구급센터에 자원할 만큼 소방 내에서도 인재였다.또 김 소방장은 지난해 11월 이철우 경북도지사 표창장을 받았을 만큼 모범을 보여왔다.

김 소방장의 고교 선배이자 소방공무원 임용 동기인 박기현 소방교는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당직을 마치자마자 분향소에 바로 오게 됐다"며 "동문과 동기를 동시에 잃은 기분이다. 회식도 같이하며 친분을 쌓아왔는데 갑자기 순직하게 돼 슬프고 허망하다"고 비통함을 드러냈다.

홀로 분향소를 찾은 시민 김태훈 씨는 "직업 정신을 투철하게 발휘하다가 순직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고, 화재도 예방이 됐으면 좋겠다"며 "젊은 나이에 순직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애도를 드리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A(28) 씨는 "가족 중에 소방공무원이 있다 보니 화재로 순직한 두 소방대원 소식을 듣자마자 내 가족에게 발생한 일인 것처럼 느껴져 바로 눈물이 났다"며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의 마음이 전달되길 바라고,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소방 영웅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2일 오전 9시부터 구미소방서에 차려진 분향소는 구미를 지역구로 둔 구자근·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구미시·경북도의원을 비롯한 정치계, 경제계, 체육계, 시·도 출자·출연기관 관계자 등이 방문하며 고귀한 청춘을 헌신한 두 소방관에게 애도를 표했다.

2일 오전 9시 문경 공장 화재 순직 소방공무원 분향소가 구미소방서 3층에 마련됐다. 이영광 기자.
2일 오전 9시 문경 공장 화재 순직 소방공무원 분향소가 구미소방서 3층에 마련됐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