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감 가득…화재로 건물 주저앉으면서 희생
1일 오후 1시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 전날 공장을 태운 불은 완전히 꺼졌지만, 현장은 불에 탄 냄새와 을씨년스러운 날씨 탓에 적막감이 가득했다. 이 불로 구조 활동에 나선 소방대원 2명이 순직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동료들의 슬픔까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4층 규모로 지어진 육가공 공장은 건물 절반 이상이 불에 타 뼈대와 일부 외벽 샌드위치 패널만 간간히 붙어 남아 있었다.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내부 철골 기둥은 엿가락처럼 몇번이나 휘어진 채 주저 앉아 있었다.
화재로 주저앉은 건물 내부는 2층 천장이 내려 앉아 바닥까지 닿아 있었는데, 1층이 2층 높이의 높은 층고로 지어져 더 많이 무너져 보이는 모습이었다. 순직한 소방 대원들은 화마에 내려앉은 이 높이에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골 골조와 높은 층고로 지어진 건물이었던 탓에 건물 구조상의 문제로 사고를 키웠다는 문제도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건물 구조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식 등을 위해 안전 진단에 나선 한 건축구조기술사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층고가 높은 건물일뿐 건축 구조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며 "철골 골조는 원래 불에 약해 쉽게 휘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문경소방서가 진화 작전에 투입됐다. 4인 1조로 1층에 진입한 대원들은 출동 20여분 만인 오후 8시 20분쯤 건물 2층까지 들어가 구조 활동을 펼치다가 화재로 무너져 내린 이곳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4명 중 2명은 올라간 계단을 통해 내려 왔지만 나머지 고립된 소방대원 2명은 2층이 아닌 1층에서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모두 대피했다는 구조자의 말을 들었는데, 추가로 구조자가 자력으로 탈출해 구조자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1층 주 출입구에서 계단으로 2층까지 들어가 구조자 수색을 했다"면서 "바깥에서 보는 상황과 달리 내부에 화재가 더욱 심했던 탓에 대원들이 대피를 했지만 순직한 2명은 끝내 나오지 못하고 2층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순직한 소방대원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두 대원 모두 일상 훈련에 적극적인 사람이었고, 신장이 큰 김수광 대원은 시범을 잘 보이는 훌륭한 대원이었다"며 "지난해 문경·예천 집중호우 때도 한 달간 실종자 수색 활동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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