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영일만대교) 건설 사업이 곧 시행된다. 영일만대교 건설은 16년 만에 성사된 경북 동해안의 숙원 사업이다. 영일만대교는 교통·물류 거점 역할과 함께 포항의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3조2천억원 규모의 대형 토목공사 시행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문제는 지역 건설사가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영일만대교 사업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과 북구 흥해읍을 잇는 18㎞의 해상 횡단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중 절반(9㎞가량)은 바다를 연결하는 교통망(해상교량+해저터널)이다. 사업 기간은 14년이며, 2038년 개통될 예정이다. 올해 정부 예산으로 실시설계비 1천350억원이 반영됐고, 연내에 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다. 영일만대교 건설은 대형 토목공사이며, 수중 타설 등 고난도 특수 공법이 필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대기업 중심의 '턴키(turn key·일괄수주계약)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턴키 방식은 주로 대기업이 참여하고, 기존 협력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즉,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배제될 수 있는 구조다. 지역의 대형 토목공사에 정작 지역 업체들은 곁불을 쬐기도 힘든 여건이다. 지역 업체가 전체 사업비 중 10%만 수주해도 3천200억원이 지역에 떨어진다. 이는 침체된 지역 경기를 살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 지역 경제계가 이 사업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대기업만의 잔치가 되는 구조는 온당하지 않다. 해당 지역에 낙수효과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동반성장이며, 선순환 경제다. 영일만대교 사업은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1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대기업과 역외 기업들이 그 과실을 독식하는 것은 부당하다. 영일만대교 공사는 대기업이 주관하더라도 지역의 기업·인력·장비·자재가 적극 활용되는 상생의 현장이 돼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포항시는 지역 업체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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