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중 엉덩이 움켜쥐었다"…트레이너 성추행 신고했지만 '무혐의'

입력 2024-01-24 10:18:33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트레이너의 PT 모습. CBS 라디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트레이너의 PT 모습.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한 헬스장에서 PT(개인 수업) 트레이너에게 성추행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여성 회원이 경찰·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재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 A씨는 "수사 결과가 납득되지 않아 재수사를 요청했다"며 "괴로운 상태인데 여기서 그냥 끝내버리면 유사한 일들이 반복될 것 같아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경기도의 한 헬스장 CCTV영상을 보면 A씨는 체형 평가를 한다며 A씨의 허리와 골반을 잡고 주물렀다. 이후 반대편으로 다가가 엉덩이를 두 차례 움켜쥐었다.

당황한 A씨는 "원래 이렇게 만져요?"라고 물었고, B씨는 "엉덩이에 힘이 들어오는지 확인을 좀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A씨가 "지금 너무 놀랐다"라고 하자 B씨는 "아유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운동은 그대로 중단됐고, A씨는 트레이너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헬스장이 개방된 구조였다는 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이 없었던 점, 개인 PT라서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한 점, 다른 회원들에게도 동일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점 등의 이유로 B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씨의 이의 신청으로 검찰 수사도 진행됐지만 결론은 같았다.

A씨는 "개방된 공간에 주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서 수치심이 안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그러면 운동하다가 '가슴 속 근육 보겠다'고 가슴을 주물러도 된다는 거냐"고 토로했다.

또 "B씨가 트레이너 교육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면 손가락 1~2개만 사용해서 체형을 평가한다. 손바닥 전체로 주무르는 과한 접촉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터치에 대해 사전에 어떠한 고지나 동의는 전혀 없었다"면서 "시작과 동시에 너무 거침없이 몸을 이곳저곳 막 만지기 시작해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불쾌함이 계속 올라왔다. 엉덩이를 움켜잡고 주무르는 순간 추행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