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동훈 '확전 자제'…대통령실 "수습 방안 검토"

입력 2024-01-22 18:13:59 수정 2024-01-22 20:25:59

대통령실 관계자 "소통 원활치 않은 모습 있어" "잘 수습해야" 밝혀
분열된 모습 野 공세 빌미…與 내부 "사태 봉합 서둘러야"

사퇴 요구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힘겨루기가
사퇴 요구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힘겨루기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갈등 국면이 언제, 어떤 묘안으로 수습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메모를 하고 있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비상대책위원장 거취를 놓고 촉발된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 사태에 대해 확전보다는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당장 이번 주 컷오프 여론조사, 지역구 공천 기준 발표 등 본격적인 총선 채비를 서둘러야 하는 국민의힘과 총선을 앞둔 당 비대위를 흔들었다는 비판을 대통령실이 받지 않으려면 갈등 봉합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이틀째를 맞은 '윤-한 갈등' 상황의 향방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 이날 한 위원장은 비대위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김경률 비대위원 사천 논란'과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말한 한 위원장의 발언 등이 '윤심'(尹心)을 건드려 이번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예정된 민생토론회 생방송 30여 분을 앞두고 불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금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전해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 갈등 양상이 다 공개된 마당에 극적 화해에 대한 기대는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 양측 모두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사태 수습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이번 일이 발생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잘 수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양측 관계가 파국으로 가서는 안 되고, 잘 수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다수 현역 의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 모드를 보이는 점도 사태 봉합을 바라는 무언의 분위기로 읽힌다.

무엇보다 당정 간 극한 상황이 야당 공세의 빌미가 되고, 총선 국면에 최대 악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갈등 봉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현재로선 봉합이냐 확전이냐의 갈림길이 아니라, 반드시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힘든 총선 국면에 여권이 분열되는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